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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마코치 Mar 07. 2019

트랜스미터 그리고 메신저

우리는 미디어와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연결의 욕구 때문이다. 미디어를 통해서 세상을 이해하고 사람들의 생각에 관심을 갖는다. 그것은 사회가 지속되는 힘이기도 하다. 마샬 맥루한은 메시지가 미디어라고 하였다. 좀 더 확대해보면 우리 각자는 그 자체로 미디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회적 관계는 미디어 행위로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연결하고 관계를 맺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는 성장을 통해 즐겁고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고 싶어 한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무언가를 배우고, 대화를 하는 것은 그런 이유이다. 자기 확장(self-expansion)의 욕구라 할 수 있다. 이로써 관계를 지속하며 삶에 의미를 부여한다.


미디어는 연결의 욕구, 자기 확장의 욕구를 충족시켜준다. 이런 면에서 미디어의 중심에 놓인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전통적으로 미디어는 정치이자 권력이었다. 다수에게 자신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미디어의 속성이기도 하다. 미디어 행위를 통해 우리는 변화한다. 모든 메시지는 빛과 소리를 통해 전달된다. 빛과 소리는 파장(frequency)이다. 주파수가 낮으면 소리로 나타나고 주파수가 높으면 빛으로 현현한다. 파장은 우리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좋은 영향을 주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우리의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다.


우리에게 가장 편안한 파장은 무엇인가 생각해 본적이다. 그것은 '옴'이다. 눈을 감고 '옴~~'하고 구음 해보자. 온몸으로 퍼지는 그 소리의 진동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안정시킨다. 불교에서 만트라 명상수행에 옴을 활용 한다. 만트라는 진언이라고 한다. '옴~' 또는 '옴마니밧메훔'을 반복하며 의식을 깨운다. 이 소리에는 '아이우에오'의 기본적인 모음의 소리가 조합되어있다. 각 소리는 심신의 구석구석을 일깨우며 명상자를 피안의 세계로 이끈다.


옴이 '엄마'라는 말의 기원이라는 주장에 동의한다. 유아가 말을 배우는 과정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아이들에게 엄마는 사랑과 안정의 존재이다. 어버버 하다가 엄~, 엄~마 하면서 어느 날인가 그 평안을 주는 대상이 엄마임을 인식하게 된다. '맘~마'라고 하면서 밥을 먹이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우리는 무의식 중에 옴이 주는 파장의 평안함을 체득해 알고 있는 것이다. 엄마에 해당하는 외국어를 찾아본 적이 있다. 약 6,70 % 의 언어에서 엄, 음(M)에 해당하는 음가를 포함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은 언어도 있었지만 인간의 보편적인 정서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아기에게 엄마라는 존재는 옴~이라는 사랑의 파장을 무한히 베푸는 트랜스미터이다. 엄마로부터 방사된 사랑의 파장은 아기에게 전달되고 아기는 그 에너지와 공진되며 공감을 일으킨다. 일반적으로 집안에서 엄마의 역할이 그렇다. 끊임없는 봉사와 사랑으로 가족들을 돌보며 사랑의 에너지를 전해준다.


좀 더 생각을 확장시켜보면 만물은 각자 고유의 진동수로 파장을 방사한다. 바위, 나무, 물, 동물들 모두가 그러하다. 그 파장들은 서로 교감하며 평안이라는 울림을 만들어낸다. 그것을 우리는 말 그대로 자연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보면 '스스로 그렇게 존재한다'는 한자어의 뜻풀이가 이해된다. 우리는 자연에서 평안을 느낀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자연을 좋아하는 것은 이 같은 이치일 것이다. 자연에서 우리는 엄마의 품 같은 안정감 속에 치유된다.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고래들의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다. 고래들은 초보적인 언어체계를 갖고 있다고 한다. 자신들끼리 넓은 대양에서 묵직하고 웅장한 파장을 전달하며 통신한다. 그것은 다른 수중생물은 물론 바다와 지구를 정화시키는 역할도 한다. 가이야(Gaia) 지구를 지키는 수호천사 같은 존재라 할 수 있다. 비단 고래만이 아니다. 다른 생물들도 자연의 일부로서 고유의 파장으로 지구를 정화시키고 있다. 트랜스미터로서 자신의 자리에서 맡겨진 미션을 수행하고 있다고 하겠다. 이 땅의 모든 존재는 트랜스미터이다. 각자가 만들어 내는 파장은 세상을 변화시킨다. 고등한 생명체인 인류는 그 영향력과 잠재력에 있어서 다른 존재들 보다 크다. 그대는 어떤 파장을 세상에 뿌리고 있는가?  



1인 미디어의 시대의 시대가 되었다.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트랜스미터의 역할은 이제 모든 이에게 개방되며 새로운 미션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 모두는 지식노동자의 삶을 살고 있다. 블루칼라라 할지라도 일머리 없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하챦게 보이는 일이라 할 지라도 각자의 경험과 독보적인 노하우가 녹아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지식을 자본가에게 팔아 월급을 통해서 삶을 영위해왔다. 그리고 그들의 입맛에 맞는 기능과 기술을 익히고 제공한다.


최근 브랜든 버처드의 책 '백만장자의 메신저'를 읽었다. 그는 이런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우리들 각자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 각자는 독보적인 콘텐츠를 갖고 있는 크리에이터라는 것이다. 각자의 경험과 살아온 이야기는 누군가에게는 가치 있는 조언이 될 수 있다. 이전까지 통일된 의제로 교화된 객체로서 그들이 요구하는 지식을 습득해 팔면서 살아왔다.


그는 이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을 메신저라고 말한다. 트랜스미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메신저로의 변신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메신저를 '다른 사람들에게 조언과 지식을 제공하고 대가를 받는 사람, 지식노동자로 머물지 않는 적극적인 실천적 조언자'로 정의한다. 소셜미디어가 발달하면서 다양한 점멸적 개성들이 선명하게 빛을 발하게 되었다. 더 놀라운 변화들은 소수의 미디어에 집중될 수밖에 없었던 자원과 권력이 점차 구성원들에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지식과 조언의 대가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자생적 커뮤니티 환경으로 변한 것이다.

     

복잡한 현대사회의 현상들을 복잡계로 해석하고 이해할 수 있다. 복잡계는 다양한 세계관과 욕구를 가진 개체들로 구성되며 무질서의 상태(혼돈의 가장자리)에 놓여있다. 개체들은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피드백에 의해 연결(비선형적 상호작용) 되어 있다. 임계 상태에 이르면 새로운 자기 조직적 질서가 자생적으로 발생해 혼돈은 안정 상태에 이른다.


비선형적 상호작용을 통해 폭발적으로 활성화되고 있는 소셜미디어는 새로운 자기 조직적 질서를 찾아가는 중이다. 브랜든 버처드는 그것을 '1인 지식기업의 시대'의 도래로 예견하고 있다. 복잡계는 열린 계이다. 외부 자극이나 공급되는 에너지에 의해서 서로 상승효과를 일으킨다. 공유와 상생을 통한 연결의 확장이 새로운 가치로 요구된다.


진심으로 다른 사람들을 돕는 것이 메신저의 미션이다. 그것은 서로의 성장을 응원하고 기대하게 한다. 각자의 개성 있는 떨림들이 공유되어 깊은 울림으로 발현될 수 있다. 그렇게 될 때 세상은 평안과 사랑의 에너지로 채워진다. 엄마의 품처럼... 자연스럽게...


https://youtu.be/LhcrBGyQ7TM

지구를 정화시키는 고래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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