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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웃는샘 이혜정 Sep 04. 2021

[혼자생각]_ 마주 보는 등대처럼......






마주 보는 등대처럼......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내 뱃머리가 어디를 향할지

가르쳐 주는 등대

그 등대 하나만으로도 배울 게 많다


기다란 방파제 옆으로

빨강 하양 등대가 

서로 마주 보며 서 있다



그래. 

한치도 안 보이는 깜깜한 밤중에

너희들은 안 무서웠겠냐


일면식도 없는 방랑객들에게

굳이 눈이 되어 주겠다고

두려움도 외로움도 포기했다


그 희생양의 보답인 듯,

두 개의 방파제 양 끝에서

그들은 서로를 비춘다



그 빛은

나아갈 일 없는 자기들 삶에 대한

가녀린 위로이다


그럼에도 누군가의 나아갈 길을 위해 

한평생을 바쳐야 함에 보내는

따스한 격려이다


그들은 그렇게

위로와 격려를 뿜으며

저 위대한 일을 해내고 있다




*거제 장승포에는 저렇게 예쁜 두 등대가 나란히 서 있다.

  문득, 그들을 바라보다, 

  함께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난 글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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