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일기] 놓아야 잘 큰다

by 웃는샘 이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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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봐라!

밖에 그냥 놔둔 애가

더 잘 자라잖아.

으이구!

좀 놔줘라.


친정 아빠는 우리 집에 올 때면 항상 이렇게 말씀하신다.

“혜정이 너, 애들 너무 잡지 마라. 혼낼 게 뭐가 있어?”

도대체 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길래 저렇게 말씀하실까? 라며 억울해 했더니, 엄마께서 적잖이 위로해 주신다.

“네가 워낙 꼼꼼하고, 계획적이니 네 아빠가 얼마나 너흴 걱정한다고. 남자애들은 그러지 못하는데 싶어서 말이야.”

부모님께서 가시고 난 후, 그 억울했던 이야기를 신랑에게 들려주니, 깊은 생각을 하지 못하는 신랑이 이렇게 말했다.

“오! 장인어른이 어떻게 아셨지? 딸이 손자들 잡는 거. 흐흐흐.”

저 단순한 인간은 내 마음이 어떤지도 생각지 않고 저렇게 약을 올린다.

“내가 애들을 잡아요?”

그렁그렁한 눈으로 묻는 나를 알아채고는,

‘어이쿠, 실수했네.’ 싶은 얼굴로 아니라며 손사래를 친다.

“혜정아, 장난이야. 장난. 네가 무슨 애들을 잡아? 저놈들이 널 괴롭히는 거지. 너 맨날 도 닦는거 아는데. 뭐.”

내가 계속 가만히 있으니, 괜히 애꿎은 애들에게 소리를 친다.

“야! 너희들 때문에 엄마 우시잖아. 누가 잘못했어? 엉? 이제 아빠가 가만히 두지 않을 거야. 엉?”

저 멀리서

“오늘은 저희 아니에요. 아빠가 잘못하셨나 봐요.”하며 지들끼리 낄낄 웃는다.

‘잡다’……. ‘손으로 움키고 놓지 않다.’라는 사전적 의미를 갖고 있는 이 말이 난 참 듣기가 싫다. 내 아이들을 늘 놓지 못하는 나를 너무나 잘 알기에 절대 반박할 수 없는 이 말…….

요즘의 학교교육에서도 교사의 조력자, 퍼실리테이터의 역할을 강조한다. 직접적으로 많은 것을 주입시키고, 알려주는 방식은 아이들의 창의력과 문제해결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집 밖 화단의 식물이 훨씬 더 높고 튼튼하게 자라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난 그걸 알면서도 아이들을 놓지를 못한다. 꽉 부여잡은채, 이리저리 내 맘대로 키우는 것 같다.

‘에휴. 아빠 말 다 맞네. 뭐. 애들 잡는 거.’

엄마로서, 교사로서, 예쁜 아이들 고생만 잔뜩 시키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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