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연어_거슬러 오르는 기쁨

by 웃는샘 이혜정
image031.png

너 바보니?

쉬운 길 놔두고 왜 어려운 길을……

저는요…….

기쁘면 설레요.

그런데요. 쉬운 일을 할 때면 설레지 않아요.

마음에, 내 심장에 남는 일을 하고 싶어요.

그게 좀 어렵더라도요.




안도현의 ‘연어’를 다시 읽어 보았다. 자기가 가야 할 길이라며 더 힘들고 어려운 길을 선택하는 은빛 연어……. 누군가는 이 은빛연어를 정말 이해할 수 없을 정도의 멍청한 물고기라고 여길 것이다.

우리집 애들을 포함해서 내가 수도 없이 만나는 많은 아이들……,

‘뭐든 하기 싫은 아이’,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아이’, ‘뭐든 하고 싶은 아이’, 이들을 이 세 가지로 나눈다고 했을 때, 뭐든 하고 싶은 아이들은 전체의 몇 퍼센트 정도 될까? 이런 아이들은 수업 중에 과제를 제시해도, 더 어려운 걸 찾느라 바쁘다. 그 어려운 걸 해내면 자신이 돋보일 수 있어서일까? 아님, 주변 사람들의 인정을 받고 싶어서일까? 사실 많은 부모와, 교사들이 이런 뭐든 하고 싶은 아이를 만나길 바란다.

뭐든 하고 싶은 아이들은 단지 그 모든 도전에 설레기 때문에 이것저것을 하려고 한다. 그들은 되던지 안되던지 그 속에서 의미를 찾을 줄 안다. 새로운 일에서 뭐든 배울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반대로 뭐든 하기 싫어하는 아이는 뭘 해도 핑곗거리를 찾는 데에 고군분투한다. 실패하면 실패했다고, 성공하면 어쩌다 잘한 거라고 본인을 깎아내리기 일쑤다.

그렇다면, 뭐든 하고 싶은 아이들은 어떻게 해서 그렇게 자랄 수 있었을까? 솔직히 말하면 이런 아이들 절반은 그런 성향을 타고난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유아기, 초등 저학년 시기까지의 부모의 양육태도와 관련이 있다.

모든 것은 습관이다. 경험해 보았던 느낌은 자기도 모르게 본능처럼 솟아 나온다. 아이에게 “너는 도대체 왜 그러니?”라고 묻기 전에,

‘이 아이가 스스로 도전이란 것을 해본 적이 있었나?’

‘이 아이가 작은 성취감을 느껴본 적이 있었나?’

‘이 아이가 스스로 애써 한 일에 내가 어떻게 반응했었나? 긍정적으로 해줬나?’

‘꾸준히 동기를 자극했고, 동기가 생겼을 때 그에 적절한 과제를 제시했었나?’

라고 스스로에게 반문해 보아야 한다.

수학만 보면 기겁을 하는 우리반 한 아이는 집에서 수학 학습지를 매일 한시간씩 풀고 있다. ‘그런데 왜 이리 틀릴까?’ 생각이 들어 그 학습지를 본적이 있다. 빽빽하게 연산문제만 나열되어 있었고, 아이는 일주일에 400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울었다.

아이들 시쓰기 대회를 준비하고 있는데, 몇 명의 아이들이 앉아서 생각하는 것 자체를 싫어했다. 그 이유를 따져보니, 그 아이들에게는 집에서 억지로 글을 썼던 경험이 무서운 기억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우리 아이들이 은빛연어같이 자라게 하려면, 어른인 우리가 잘해야 한다. 아이가 좌절을 맞보게, 지루함을 느끼게,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만든다면, 우리는 앞으로 웃으며 아이를 키울 수 없을 것이다.

이전 27화[#독서일기]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