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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빛글빛 Aug 23. 2020

마흔에게

내가 필요한 것은 늙어가는 용기!

    


기시미 이치로

   책을 끝까지 읽으면서 저자 기시미 이치로에게 큰 위안과 용기를 받았습니다. 제 인생에서 제가 그토록 궁금하고 고민했었던 마음을 하나둘씩 풀어가는 느낌이 마음에 전해졌습니다. 특히 저자가 50세에 죽음의 문턱에서 느꼈던 느낌과 연로한 아버지까지 간병하며 전하는 지혜는 제가 닮아가고 싶은 인생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자가 말했듯이 저도 다가 올 인생에 늙어가는 것과 죽음이라는 것은 결코 두려워할 만한 것은 아니고 현재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그 가치가 있다는 말에 힘을 얻습니다.

     

 책 속에서 저자는 나이 든 현실을 받아들일 때 배우는 기쁨도 소개해줍니다. 저 또한 동의합니다. 제가 글쓰기 강의를 해보니 젊은 사람보다 중년의 어르신들이 더욱더 열정적이고 눈빛이 밝았습니다. 저자가 심근경색으로 대 수술을 하고 재활할 때의 일화는 누구나 무엇이든지 달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전해줍니다. 저자가 ‘지금 여기를 산다는 건 아직 이 세계에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는 뜻이라 전합니다.’ 6년 전 가깝게 지냈던 친구가 하늘나라로 말없이 떠났습니다. 저는 친하게 지냈다고 생각했지만 그 친구 인생에 진정으로 따뜻한 이야기 전해주지 못한 것 같아 하늘에 있는 친구를 생각하면 후회가 마음을 짓누른 듯 아파옵니다. 소중한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주었다면 그 친구의 인생이 변화되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저는 이 책이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전해주고 있다고 봅니다. 용기라는 단어에 저는 집중하고 싶습니다. 89세 저희 외할아버지 이야기를 잠깐 하고 하고 싶습니다. 외할머니는 13년 넘게 인지증(치매)과 기타 합병증으로 고생하시며 생을 마감할 때 옆에서 외할아버지 모습을 보았습니다. 거기서 바라본 인생에는 늙음, 간병, 죽음, 슬픔, 자식들의 관계 등의 모든 시련들이 펼쳐졌습니다. 하지만 할아버지의 마음에는 따뜻하고 강한 용기가 있었나 봅니다. 본업 농사일도 늘 꾸준하셨고, 외할머니를 하늘에 보내실 때는 “나중에 같이 만나면 되니까” 짧게 말씀하시고 가냘픈 지팡이만을 잡고 흐느끼며 계속 걸으셨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건강한 모습으로 외갓집 앞마당을 30분 넘게 걸어 다니시며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저의 이야기로 돌아오면 저는 11년 차 직장인입니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업무 속에서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좋아하는 취미 활동을 하고자 사모임에 하나 가입했습니다. 하지만 서글프게도 단체 대화방에 이름과 함께 나이가 있었습니다. 마음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제가 나이가 이렇게 많이 먹었나 하는 생각과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하는 여러 가지 생각들이 마음 한 곳에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생각이 깊어질수록 고민이 되자 회사 심리상담소에 상담을 받아보았습니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사내 심리상담사와 1시간 정도 대화를 했었고 다양한 적성검사 및 심리 검사를 받았습니다. 상담이 거의 마무리되는 과정 중에 단어 문장 완성검사를 받았습니다. 저는 항목 중에 아래와 같이 문장을 작성했었습니다.     


5. 어리석게도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늙어가고 나이를 먹어가는 것이다.”    
문장완성 검사 내용 중


 책을 읽고 상담에서도 정확하게 나를 잘 알지 못했던 것은 앞으로 살아가는 삶에 용기가 많이 부족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래서 미래에 대해서 불안해했었고 누군가에 찾아가 엉뚱한 이야기를 하는 식의 시간만 계속 소비하고 있던 셈이었습니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용기가 필요했었던 거죠. 늙어가는 용기요. 저자는 춤추듯이 그때를 즐기며 의연하게 살라고 했습니다. 저도 순간순간이 즐거운 독서, 글쓰기, 달리기, 수영, 등산, 자전거등을 생각하니 앞으로 인생이 우울하고 어둡지는 않습니다.       


 글을 쓰면서 알아가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인간이란 원래 나약하고 불완전한 존재라는 것입니다. 나의 부족한 부분이 다른 사람에게는 있을 것이고 그러므로 우리는 관계를 통해서 불완전한 부분을 어느 정도 상쇄하면서 행복이 올 수 있다고 봅니다. 저자는 책 속에서 관계를 맺을 때도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용기를 가지고 인간관계를 맺고 그 서로서로가 존재함에 따라 행복한 존재가 되는 것이라 봅니다. 문득 요가를 배울 때 서로에게 해주었던 말 ‘나마스테’가 생각납니다. 행복하다는 것은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존재하는 것만으로 행복인데 우리가 심오하게 다른 데서 행복을 찾으려고 했던 것은 아닌지 그것도 아니라면 우리의 지나친 욕심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다람쥐가 잊은 도토리가 숲이 된다’라는 책 속의 말이 아직도 마음에 남아있습니다. 우리도 이 세상에 있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으니 지금 현재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다 보면 나의 자연숲이 누군가에게는 또 다른 행복과 가치가 전해지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인생을 복잡하고 불안하게 살아가는 것보다는 다가오는 변화에 순응하며 나만의 숲을 생각하면 살아가면 행복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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