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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빛글빛 Dec 30. 2022

슬도

(한 해를 마무리하며)

마음에 바다를 담고 싶을 때 그곳으로 간다

겨울 거센 파도가 바위를 때리고 저 멀리 사라져 간다

석공 조개는 바위 속에서 현의 노래로

수백만 년 동안 흐르는 이 연주는 멈출 줄 모른다


방어진 공동어시장의 옅은 비린내가 콧속을 파곤 든다

오늘 하루도 고단했던 항구의 냄새가

해풍에 몸이 꾸덕꾸덕 마르는 가자미 옷가지에 스며든다     

바다 건너 바다에 섬이 육지가 되고

홀로 서서 말 없는 저 두 등대는

제 몸이 뚫려 가는 그 시간에도 섬광 한다     

반구대 속에 놀고 있던 돌고래도 

무심한 바다만 바라보던 방파제 낚시꾼도

고단함은 바다에 씻어버리고

깊고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합주에 

가슴을 적신다  


<슬도 中 별빛글빛>

         

한 해를 정리해야 할 시간이 하루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2022년 걸어왔었던 길을 다시 바라보니 크고 작은 변화가 저에게는 있었습니다.

새로운 곳, 새로운 사람들, 또한 잠시 가족들과 떨어져서 생활했었던 기억들이 생각납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사람이 없는 곳을 찾아 방해받지 않은 저만의 장소를 찾아

쉬엄쉬엄 하루를 즐길 수 있는 곳에서 잠시 머물기도 했었습니다.     

앞서 소개된 사진이나 처음 소개된 시를 통해서 이미 아실 수 있겠지만 ‘슬도(瑟島)’에 대한 이야기를 짧게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울산에 처음 와서 새벽에 만났던 대왕암과 방어진 슬도의 풍경에 깊게 매료가 되어 자주 방문하였습니다. 바다를 가까이하면서도 슬도는 늘 생각났었습니다. 그래서 퇴근하고 걸어가보거나 달려서 슬도에 잠시 머물다가 오곤 했었는데 이곳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집중했었습니다. 정확하게 알 수 없는 신비함과 슬도 바위 곳곳에 구멍이 숭숭 뚫린 바위가 너무나 신기하고 독특했습니다.      

가을이 오는 소리가 들릴 때 퇴근 후 걸어왔었던 어느 날 슬도의 일몰은 정말 황홀했었습니다. 등대에 올라 저 멀리 퍼져가는 붉은 노을이 온 세상을 적시는 듯 뜨거워 보였습니다.

하루의 고단함과 노고를 그대로 붉은빛으로 씻어낸 듯 몸이 가벼워졌습니다.     

다가오는 2023년 새해 일출을 이곳 슬도에서 시작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슬도 정보> 

1. 울산 염포산에서 일산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해파랑길 제8코스

2. 슬도는 육지 속의 섬

3. 도심 가까운 곳에 섬이 있다는 것이 슬도의 매력

4. 슬도 옆 성끝마을

5. 슬도 무인카페, 라면

6. 소리박물관

7. SNS 핫 플레이스

8. 어떻게 찍어도 사진이 잘 나오는 곳

9. 바위 구멍 속으로 사진 찍는 곳

10. 방어진 항, 가자미 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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