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는 기쁨이면서 동시에 책임이다

선택할 수 있다는 건, 핑계가 줄어든다는 뜻이다

by 데브라

자유를 원한다고 말할 때
우리는 대개
가벼워지고 싶다는 뜻으로 말한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누구의 기대에도 묶이지 않고,
내 마음대로 살 수 있는 상태.


자유는
숨이 트이는 단어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유를 꿈꾸고,
자유를 사랑하고,
자유를 향해 달린다.


그런데 이상하다.


자유가 가까워질수록
마음이 더 무거워지는 순간이 있다.


선택지가 늘어나는데
기쁨보다 피로가 먼저 오고,
길이 열리는데
불안이 함께 따라온다.


자유는
왜 이렇게
우리를 가볍게 해주지 않을까.


자유에는
항상 ‘책임’이 따라붙기 때문이다.


선택할 수 있다는 건
결과가 내 것이 된다는 뜻이다.


누군가를 탓하기가 어려워지고,
환경을 핑계로 삼기 어렵고,
운명을 탓해도

마음이 쉽게 풀리지 않는다.


자유는
가능성을 주지만
동시에
내 삶을 내 손에 쥐게 한다.


이때부터
삶은 조금 더 선명해지고,
그 선명함은
때로 사람을 겁나게 한다.


우리는
선명한 삶을 원하면서도
선명한 책임은 피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종종
자유를 원한다고 말하면서도
자유 앞에서 멈춘다.


자유는
문이 아니라
거울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이제 네가 선택해.”
“이제 네가 결정해.”
“이제 네가 감당해.”


이 말이
축복처럼 들리기보다
판결처럼 들리는 날이 있다.


여기서
흐름은 한 번 꺾인다.


어쩌면
자유가 무거운 건
우리가 약해서가 아니다.


자유가 원래
무거운 것이기 때문이다.


자유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가 아니라
무언가를 선택해야 하는 상태다.


그리고 선택은
언제나
무언가를 남기고
무언가를 버린다.


그래서 자유는
기쁨이면서 동시에
상실을 포함한다.


선택한 길의 기쁨과
선택하지 않은 길의 그림자.


자유는
둘을 함께 품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자유를 포기할 수 없다.


왜냐하면
자유가 사라지면
삶은 덜 아플지 몰라도
덜 살아진다.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으면
실패도 줄어들지만,
기쁨도 줄어든다.


자유는
우리의 삶을 위험하게 만들지만,
그 위험 때문에
삶은 생생해진다.


하지만
여기서 또 하나의 문제는 남는다.


자유의 책임은
어떻게 견딜 수 있는가.


답은 의외로
더 크게 책임지려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책임을 잘게 나누는 데 있다.


한 번에 인생을 책임지지 말고,
오늘 하루만 책임지는 것.


한 번에 완벽한 선택을 하려 하지 말고,
지금의 나에게 정직한 선택을 하는 것.


자유는
거대한 결심으로 감당하는 게 아니라
작은 태도로 감당된다.


그리고
여기서 마지막으로
흐름이 엎어진다.


자유는
우리에게 무거운 책임을 주지만,
동시에
우리에게 한 가지 권리를 준다.


다시 선택할 권리.


우리는
한 번 선택했다고 해서
영원히 갇히지 않는다.


우리는
틀릴 수 있고,
바꿀 수 있고,
다시 걸어 나올 수 있다.


자유의 책임이 무거운 이유는
실패가 끝이기 때문이 아니라,
실패마저도
내 삶의 일부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삶은
남이 아니라

내 것이 된다.


자유가 무거운 날이 있다면

그건
당신이 잘못 살고 있다는 신호가 아니다.


그건
당신이 지금
자기 삶의 주인이 되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그리고 그 무게를 견디는 사람만이

언젠가
가벼움의 진짜 의미를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