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 인간

by alex

시작부터 삐그덕 거렸던 결혼생활..

오랜 고통의 시간 끝에 헤어지고는 도망치듯 부모님이 계신 시골로 내려왔다. 다행히 친정 형편이 계속 좋아져 내 한몸 그리고 두아이를 의탁 할 곳이 있는 것만으로도 안도의 숨이 쉬어졌다.


세상의 많은 시선을 감당하며 살아갈 자신이 없었고, 회사에 성실히 출근하며 단절된 내 커리어 경력을 다시 바로잡고 싶었다.

그렇게 부모님집 10분거리에 집을 두고, 아이들을 이래저래 키우며 살았는데..


사랑하는 가족은 평생 내가 돌보고 아껴야 하는 존재인데 가까이 살다보니 또 부작용이 있다.

캐캐묵은 옛날 옛적 이야기서부터 서러움이 폭발하고 용암이 솟아오르듯 순식간에 내뱉어지는 쓰레기 같은 말들이 있다.

금새 후회 할 걸 알면서도...


나는 불완전한 인간이다.

가끔 고장난것 같은 내가 너무 싫어 자기혐오에 몸서리처진다. 그런데 또 그런내가 불쌍하고..

피해자 코스프레, 자기연민이란 감정은 위험하다.

여전히 난 남탓만 하고 있는가?!


나는 사실 내 아이들에게는 19살이 지나 성인이 되면 독립이라 세뇌하면서도 정작 마흔 넘은 나는 여전히 부모로부터 올바른 독립을 하지 못했다.


인생의 대부분 대소사를 부모님과 여전히 상의하며 혼자, 온전히 스스로 결정을 하는데 있어 서투르다. 두렵고 꺼려진다. 용감하게 추진하며 결정하는 회사일을 대하는 자세와 상반된 나의 오랜.. 잘못된, 그리고 방치된 습관. 나의 고질병.


불완전한 인간인 내가 이제 부모의 둥지를 떠나야 한다. 아는데 어렵고 잘 안돼.

지금은 억지로 등떠밀려 나가야 하는 상황이 되었지만 마음이 너무도 무겁다.


경제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독립에 힘들어하는 겁쟁이. 나이들수록 무엇이 이리 걱정이 많고 겁을내는가?! 그 힘든 시간들도 살아냈는데, 아이도 둘이나 씩씩하게 낳았는데 도대체 왜...


오늘은 누군가 곁에서 위로해주었으면 하는 날.

비가 아주 많이 온다.


- 병원 대기실에서 잡생각 끝에 끄적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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