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lex Dec 11. 2020

감정 선수

나의 또 다른 자아 찾기


Painting by Heelim Hwang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은 나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다지만,

우리 모두는 살면서 끊임없이 다른 내 모습을 마주하기에

어쩌면 언제나 나 자신을 탐구하고 알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한지도 모른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은 한 인간의 여러 내적 감정들을 재미있게 풀어냈다.

내 안에도 수많은 다른 내가 존재하며, 이따금 익숙하지 않은 감정들이 불쑥 튀어나올 때면 회오리가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것처럼 혼을 쏙 빼놓고 정신을 못 차릴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나의 에너지는 바닥에, 자존감은 지하로 떨어지고 생각하는 이성마저 놓아버린다. 만사 귀찮은 마음뿐 오로지 익숙하지 않게 찾아온 그 녀석, 고 감정에만 집중해버리고 만다. 그리고는 며칠을 여기저기 아프다며 그 감정에서 헤어 나오기만을 학수고대한다. 내 마음에 대한 무차별 폭격. 기분 나쁜 우울함까지. 어쩐담.

왜 이런 기분을 굳이 느껴야 하냐며 오만 노력을 해도 안되다가, 그러다 갑자기 또 어떻게 헤쳐 나온다.

'도대체 나 왜 이러니!'


예를 들어 보자면, 어느 날 나의 경우는 이랬다.

아이들 아침 등교를 위해 차를 타고 나가는데,

"엄마 Love song 틀어줘~"

"응? 누가 부른 거야?"

"7 공주"


무슨 동요이거나 웃긴 노래겠지 하면서 너튜브를 뒤적여 틀어주고 운전을 하는데,

 듣고 보니 나도 아는 노래다.

"흰 눈이 기쁨 되는 날~"


아이들이 뒷자리에서 따라 부르기 시작하는데 3절까지 있는 줄 진정 몰랐다.

어느새 가사를 다 외웠는지 올라가지 않는 고음도 불사하며 신나게 노래 부르는 아이들이 어찌나 예쁘고 가사는 어쩜 저렇게 아름다운지.


갑자기 행복감과 평온한 마음이 동시에 내 마음에 찾아왔다. 그렇게 기를 쓰고 헤어 나오려 해도 안되던 내 마음속 깊은 수렁이었는데 말이다.

익숙하지 않은 감정을 마주하고는 정신이 팔려 주변을 잘 살피지 못한 게 문제였다. 

일상에 감사할 일 투성인데 인지능력이 마취당했으니 괜찮아질 리가 있나?!

그래. 나는 주어진 오늘을 감사하고 작은 일에도 기뻐할 줄 아는, 어쩌면 내가 나를 느끼는 것보다 훨씬 괜찮은 사람인 거야.


앞으로 익숙하지 않은 내 안의 감정을 만난다면, 넋 놓고 보고 있을게 아니라 

오늘 내게 주어진 일상에 더 집중하고, 감사하고, 또 즐겁게 다른 감정들과 무리 없이 섞이도록 다독이며, 그 감정에 대항할 적절한 감정 선수를 내 안에서 불러와야지.


황희림 작가의 그림 속 저 원숭이들처럼

내 안에 존재하는 수많은 다른 나, 각자의 감정 선수들을 하나씩 살펴보고 알아봐야지.

되도록이면 객관적인 시각으로 마치 타인이 나를 보듯 바라보는 ‘자기 객관화’라면

그날의 진짜 나를 더 잘 알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내 안의 여러 자아도

분명 각자가 성취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각자의 아름다운 모습을 가진 꽃처럼 말이다.


그래서 마치 드래곤볼에 나오는 구슬을 모으듯

우리는 인생에서 무언가를 끊임없이 성취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한다.


이제는

피곤하고 지친 나를 조금은 놓아주고 돌봐주자.

나를 알아보고 안아주자!


나는 내 자신이 무엇보다 소중하니까!

그 누구보다 나 자신을 더 아껴주고 사랑할 수밖에.


나도 내 안의 넘치는 사랑을 아낌없이 두 아이들에게 듬뿍 쏟아부어줘야겠다. 

결코 다시 돌아오지 않을 아이들과의 지금 이 순간을 후회 없이 마음껏 즐겨야겠다.

갑자기 신이 난다.

오늘 하루를 어제보다 더 멋지게 살 생각에 말이다.



내가 나일 때 가장 아름답기를..


Be yourself!!



작가의 이전글 처음은 누구에게나 어렵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