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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수 Feb 04. 2019

'중량 스쿼트' 1년, 아직 '해냈다'기엔 이르지만

체력도 늘고 허벅지도 탄탄해졌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지난해 12월, '스쿼트, 꾸준히 1년을 했더니...'라는 글을 브런치에 썼습니다. 약 44일이 지난 2019년 2월 4일, 오늘 조회수 90만 회를 돌파했네요. 글을 쓴 저로서도 놀라운 결과였습니다. 글에 첨부했던 제 스쿼트 유튜브 영상은 조회수 5만이 넘었고, 브런치 글에는 댓글도 쏟아졌습니다. 여태껏 제가 적은 브런치 글 중 가장 반응이 좋았어요.


사실 그 글에는 구체적인 운동 방법이나 중량 스쿼트를 1년간 꾸준히 해낸 동기부여 방식을 담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1년을 꾸준히 했더니 체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고백에 가까운 내용이었습니다. 여전히 초보 수준의 운동 일기인데 많은 사람들이 관심 가져주셔서 놀라우면서도 뿌듯했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크게 관심을 가졌다는 건, 아마 '1년간 꾸준히 했다'는 점 때문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보통 연말부터 연초에 '운동을 다시 시작해볼까' 하고 결심하는 분들이 많으니까요. 사실 특별한 비결이 있었던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다만 운동에 재미를 붙이게 됐다는 게 가장 큰 동력이었던 것 같아요.

운동이 '해내야 할 숙제, 이뤄야 할 목표'라고 생각하면 당연히 부담이 되고 하루하루 헬스장에 가는 일부터 어려워지겠죠. 제 경우엔 PT를 받지 않고 유튜브에서 중량 스쿼트-중량 데드리프트 관련 강의 영상을 찾아보고, 영상에서 배운 걸 실제로 해보는 게 재미있었어요. 평생 약골로 살아서 운동하는 재미를 느껴본 일이 거의 없었는데, '내 몸으로도 해낼 수 있구나'라는 걸 깨닫자 흥분되고 설레었죠.


헬스장에 다니다가 도중에 하루 이틀 쉬었다고 해서 죄책감을 느낄 필요는 없습니다. 그런 마음이 점점 무거워지면 아예 발길을 끊게 되기도 하니까요. 저는 휴가나 여행으로 1~2주 헬스장에 가지 않아도 크게 부담을 갖지 않게 됐습니다. 대신 언제든지 헬스장에 들러 스쿼트를 하면 스트레스가 풀리는 편이라, 언젠가부터는 자발적으로 이 괴롭고 힘든 운동을 꾸준히 하게 되더군요.


제 경우에는 트레이너의 도움 없이 혼자 해내다 보니 시행착오도 많았고, 제대로 스쿼트 동작을 온전히 해내기까지 꽤 오래 걸렸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가능하다면 트레이너에게 더 많이 질문하고, 혹은 트레이너와 퍼스널 트레이닝을 통해 스쿼트를 배워보시길 권합니다. 저처럼 시간적 여유를 운동에 많이 투자하는 사람이라면 혼자 해봐도 괜찮지만요.


개인적으로는 '바디빌딩 닷컴'이라는 유튜브 채널의 스쿼트 강의 영상을 몇 번씩 보면서 참고했습니다. (How To Squat: Layne Norton's Squat Tutorial - 영상 보기) 개인적으로는 원리를 이해하기 쉽게 잘 설명해준 영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막이 따로 지원되지 않는 듯한데, 찾아보시면 한국 운동 유튜버들도 스쿼트를 쉽게 설명한 영상을 많이 업로드해두었으니 찾아보시길 추천합니다. 사람마다 소개하는 운동법이 조금씩 다르기도 하니, 여러 영상을 찾아보고 본인에게 맞는 운동법을 파악하는 게 좋겠습니다.


1년 가까이했지만 아직 '해냈다'라고 말하기는 부끄러운 수준입니다. 다른 분들은 스쿼트 중량을 점점 늘려나가 본인 몸무게만큼 들기도 하던데, 저는 허리와 무릎 관절이 좋은 편이 아니라 중량은 매우 천천히 늘리는 중이라서요. 양 쪽에 15kg짜리 바벨을 하나씩 끼운 채로 스쿼트 하는 정도입니다. 봉 무게가 20kg 정도이니 총 50kg을 힘겹게 드는 편이네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저 같이 운동 초보인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과 경쟁하거나 무게를 늘려야 한다는 생각에 조급해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운동에 소질이 있어서 대회를 준비하는 분들이라면 그런 방향을 좇는 게 맞겠지만, 저처럼 운동을 취미로 하는 일반인이라면 그럴 필요는 없겠죠.  


무게를 늘리는 과정이나 여러 세트를 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매 동작을 올바른 자세로 스쿼트 하는 게 더욱 중요합니다. 허리는 굽히지 말고, 무릎의 자세가 무너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자세가 무너지면 부상의 위험이 있습니다. 여러분의 관절은 다른 무엇보다도 소중하니까요. 꼭 염두에 두시길 바랍니다.



중량 스쿼트를 시작하기 전, 맨몸 스쿼트를 몇 개월간 꾸준히 시도했습니다. 양 팔을 팔짱 낀 상태로, 다리는 어깨 너비보다 조금 더 넓게 벌린 상태로 엉덩이를 뒤로 쭉- 뺀다는 느낌으로 천천히 앉았다가 일어나는 동작으로요. 양 발의 앞쪽 끝을 조금 더 벌린 상태로 스쿼트 하는 편입니다.


맨몸 스쿼트로도 충분히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땐 1세트에 20회, 하루 5세트를 했어요. 하루에 100번 스쿼트를 채운다는 생각으로요. 세트 중간 쉬는 시간은 1분 정도로 잡았습니다. 그러다가 차츰 1세트에 25회로 늘리거나, 덤벨(아령)을 들고 하는 식의 응용 동작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몇 달간 해보면서 동작이 많이 익숙해지고, 맨몸 스쿼트보다 중량을 더해 다리 근육에 자극을 주면 어떨까 생각하던 중 '중량 스쿼트' 영상을 유튜브에서 보게 됐습니다. 처음엔 무게 중심을 잡기 쉽지 않더라고요. 바벨을 꽂지 않은 빈 봉 무게만 해도 20kg 정도니까 조심해야 합니다. 무게 중심을 잡기 어려워서 처음에는 스미스 머신(바벨 봉이 랙에 붙어있는 운동기구)을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무릎 보호대를 사고, 피트니스 전용 신발을 사서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1월부터는 보통 헬스장에 사람이 많아지니 그 전인 12월부터 중량 스쿼트에 돌입했죠. 양 쪽에 10kg 바벨을 꽂고 운동한 기간이 반년 이상이니까 꽤 됐습니다. 무게를 섣불리 늘리기보다는 제대로 자세를 잡는 데 시간을 오래 할애했습니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서는 스쿼트 동작을 천천히 해보면서 허벅지 근육에 자극을 늘리는 쪽으로 더 집중했습니다. 관절이 좋은 편이 아니다 보니 선택한 방향이 그랬습니다.


허리를 세우고, 무릎이 조금은 발보다 앞으로 나가도 괜찮되 너무 많이 나가진 않게 신경 쓰면서 동작을 해내야 합니다. 무게를 늘릴수록 균형감을 잡아나가는 일도 해내야 합니다. 최근에는 15kg 바벨을 양쪽에 하나씩 꽂고 천천히 자세를 잡는 데 집중하면서 1세트에 8~10회 하는 편입니다. 하체 운동을 하는 날에는 바벨 스쿼트를 4세트, 레그 프레스 4세트, 덤벨 런지를 3세트 하는 식으로 진행합니다. (글쓴이의 스쿼트 영상 보러가기)


매주, 매번은 아니지만 제가 스쿼트 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 유튜브에 올리기도 합니다. 매주 2회 이상은 스쿼트를 하러 헬스장에 가는 편인데, 영상으로 가끔이나마 기록해두면 자세를 교정하는 데도 도움이 되고, 나름 동기부여도 됩니다. '지난주에는 영상도 찍었는데' 하고 헬스장에 가지 않고 쉬려다가도 몸을 움직이게 되죠.


여전히 서툴고 어렵습니다. 매 세트를 할 때마다 힘겹고 땀이 비 오듯이 쏟아집니다. 언젠가 제 몸무게만큼 들고 스쿼트를 하는 게 목표이긴 하지만 서두르지는 않으려고 마음먹었습니다. 무엇보다 1년간 중량 스쿼트를 꾸준히 하니 허벅지가 몇 인치 두꺼워졌고 체력도 확실히 좋아져서 이것만으로도 많이 얻었다고 생각하니까요.


여러분도 집에서 가볍게 할 수 있는 맨몸 스쿼트부터 시작해보시면 어떨까요? 무엇보다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시도해보는 게 중요합니다. 누구든 부담 갖지 말고 스쿼트를 오늘부터 시작해보길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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