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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 문화-석기 시대 편

by deckle edge

기록된 인간의 발자취를 ‘역사(歷史)’라 한다면, 역사 이전의 시기‘선사(先史)’라고 한다. 한자 그대로 역사 이전의 시기다. 사람이 문자를 발명하여 당시에 있었던 일들을 기록한 시기를 역사 시대라고 하여 선사 시대와 구분한다. 그러나 선사 시대도 문자로 기록되지 않았을 뿐, 역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면, 기록되지 않은 옛사람의 삶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선사 시대 인간의 삶은 그들이 남긴 물건(이를 ‘유물’이라고 한다)으로 추론할 수 있다. 또한, 그들이 남긴 그림으로도 알 수 있다. 다음 유물은 무엇일까?

슴베찌르개-국립중앙박물관.jpg [슴베찌르개] 출처:국립중앙박물관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옛사람들은 자연물로 도구를 만들었다. 특히 강과 하천에 널린 돌은 짐승을 사냥하고 가죽을 벗기며, 때로는 땅을 파는 데 유용했을 것이다. 나무로 창처럼 기다란 연장을 만들고, 나무 덩굴을 끈으로 활용하였으며, 진흙으로는 그릇을 만들어 썼다. 그런데 지적 수준이 높아지면서 점차 새로운 방법으로 다양한 도구를 만들게 되었다. 따라서 학자들은 도구의 재질과 형태로 선사 시대를 구분하였다.


먼저 돌로 도구를 만든 시기는 ‘석기 시대’라고 한다. 석기에 이어 청동(bronze)을 활용한 시기를 ‘청동기 시대’, 철(iron)을 일반적으로 쓰게 된 시기를 ‘철기 시대’라고 하는 것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당연하지만, 청동기 시대에도 돌을 사용하였고, 철기 시대에도 돌과 청동으로 만든 도구를 사용하였다.


다만, 석기 시대는 돌로 도구를 만드는 방법에 따라 크게 두 시기로 나눈다. 구석기 시대와 신석기 시대인데, 구석기 시대에는 돌을 서로 부딪혀 깨뜨려서 도구를 만들었고, 신석기 시대에는 깨트린 돌을 갈아서 사용하였다. 우리 역사에서 구석기는 약 70만 년 전에 시작되었고, 신석기는 약 1만 년 전에 시작되었다고 보므로, 수십만 년 장구한 시기 동안 고작 돌을 갈아서 쓰겠다고 생각했다니 우습기도 하다.


돌을 깨트려 만든 도구를 뗀석기라고 하고, 돌을 갈아서 만든 도구를 간석기라고 한다. 예전에는 뗀석기를 ‘타제(打製, 깨트려 만들다) 석기’라고 했고, 간석기는 ‘마제(磨製, 갈아서 만들다) 석기’라고 했는데, 이를 한글로 순화하여 표현하였다. 다만, 뗀석기는 ‘떼어내었다’는 뜻이므로, ‘깨트렸다’는 말과 잘 들어맞지 않는다.


구석기 시대의 대표적인 뗀석기는 주먹도끼다. 한 손에 쥐고 쓰기 편한, 주먹만 한 도끼인데, 말이 도끼이지 요즘의 도끼와는 생김새도 다르고, 용도도 훨씬 다양하다. 찍고, 파고, 가죽을 벗기는 등 주먹도끼는 당시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주먹도끼-국립중앙박물관.jpg [주먹도끼] 출처:국립중앙박물관

뗀석기에 비해 간석기는 제법 공을 들인 모습이다. 요즘처럼 볕 좋은 날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서 하루 종일 돌을 갈았을 것 같은데, 노력을 돌에 갈아 넣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간석기는 꽤 정교한 형태로 자리 잡는다.

간석기-청동기 시대, 국립중앙박물관.jpg [간석기] 출처:국립중앙박물관
간돌검-경남 김해 출토, 46센티미터, 초기 철기 시대, 국립중앙박물관.jpg [돌검(경남 김해, 46cm)] 출처:국립중앙박물관

간석기를 사용한 신석기 시대에는 농사를 짓기 시작하였으므로, 곡식을 담고 조리(‘요리’라고도 하지만, 요리는 일본식 한자어다)할 그릇이 필요했을 것이다. 우리나라 신석기를 대표하는 토기는 빗살무늬 토기다. 참고로, 토기 형태와 무늬는 지역마다 달라서, 같은 토기가 출토되었다면 같은 문화권으로 본다. 왜 빗금 친 무늬를 만들었는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비가 내리는 모습이라고도 하고, 번개 치는 문양이라고도 하며, 물고기의 뼈를 나타낸 것이라고도 한다. 분명한 이유는 만든 사람만 안다. 뾰족한 모양새는 강이나 바다의 모래사장에 세워서 사용했다고 하는데, 그 이유도 역시 만든 사람에게 물어보아야 알 수 있을 것이다. 빗살무늬 토기의 크기는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다양하다.

빗살무늬 토기-국립중앙박물관.jpg [빗살무늬 토기] 출처: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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