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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아결 Aug 15. 2021

뜻밖의 페어링

실수가 최선인 때도 있다

처음 온 카페에서 이름이 예쁜 커피 한 잔과 마들렌을 하나 집었다.

주문받으시는 분이 마들렌이 여러 맛이 있다며 하나씩 짚어주시며 설명해주셨다.

그중 ‘오렌지’ 맛이 맛있어 보여서 주문하고는 자리에 앉았다.


구석 코너가 있는 자리에 앉아 각진 공간의 아늑함이 느끼며 책을 펼쳤다.

잠시 책을 읽으며 기다리고 있으니 주문한 커피를 가져다주셨다.


커피 한 모금.

고소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쌉싸름한 커피 맛이었다.


그래서 마들렌도 한 입.

음? 오렌지 맛이 아니라 솔티드 캐러멜 맛이다.


오히려 약간은 시큼할 정도의 이 커피랑 잘 어울린다. 맛이 조화로워졌다.


오늘의 기분과 취향을 미처 파악하지 못하고 주문한 커피, 어떤 맛인지 오해한 종업원의 설명.


실수와 오해가   모여 
완벽한 조화를 만들었다.


오늘 이 카페에 올 계획도 없었지만 책 읽기에도 더할 나위 없이 평온한 공간이다.

이 모든 순간이 오히려 좋아졌다.


주문하는데 걸린 1분,

주문한 것을 맛보며 실수를 파악하기까지 10초,

그리고 이 조화들이 주는 행복함은

아마도 남은 한 시간.


계획대로 살아지지 않지만,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감사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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