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아는 것

아이유 - 팔레트

by 리리카
I got this. I'm truly fine
I got this. I've truly found
이제 조금 알 것 같아 날


너무 유명한 곡이다. 매년 새해가 되면 25살 된 사람들이 차트끌올 시키는 명곡이다.

이 노래가 나왔을 때, 나는 29살이었다.

누가 아홉수는 힘들다고 했던가, 정말 너무 슬프고 아팠다.

누군가는 평생 겪을까 말까 한 일들, 원인 없는 몸의 이상징후들, 걱정과 스트레스가 나를 점점 옥죄고 있었다.


어느 날은 제발 내일이 오지 않기를 바라면서 통곡을 하며 울었다. 하지만 내일의 해는 떴고, 나는 아직 살아있었다.

아직 죽을 만큼의 용기는 없었고, 역경을 극복할만한 힘은 없었다.

내가 누군지, 내가 왜 살아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아직 죽고 싶지 않았다. 잘 살 자신은 없었지만 살고 싶었다.

그래서 몸을 치료하는 것부터 시작하며 나를 1부터 공부했다. 아침에 일어나 마시는 물이 내장으로 흘러가는 느낌, 음식을 먹을 때 느껴지는 포만감, 몸 구석구석에서 느껴지는 감각에 집중했다.


그러다 오롯이 한 공간에 나 혼자 있을 때, 나의 모습을 봤다.

무엇을 하고 있을 때에 내가 가장 편하고 즐거운지, 온전히 지금-여기에서 나를 보았다.

가장 편한 순간, 자연스럽게 내가 하는 행동들을 보았다.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고, 글을 쓰고 있는 내가 보였다. 나는 감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고 그걸 내 식으로 풀어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나한테 집중하니 그렇게 외롭고 무서웠던 공간이, 시간이 조금씩 편해지기 시작했다. 아침에 마시는 물 한 모금, 창문 너머로 스치는 바람, 조용한 방 안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같은 것들이 다 편했다.

그렇게 사소한 순간들이 쌓이면서,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나는 여전히 살아있고, 내 안에 있다는 걸.

그리고 그게 괜찮다는 걸.


하지만 사람이 마냥 항상 괜찮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작년부터 스크럽널스로 일하면서 나를 극한으로 몰아붙이며 또 병이 났다.

사람은 자기 몸과 멀어질 때 탈이 나는가 보다.

내 몸에서 일어나는 감각에 집중하기보다 상황 속 불안과 공포에 매몰되니 불안과 우울에 시달렸다.


세상은 온통 어렵고 모르는 것 천지지만, 그중에서도 내가 제일 어렵다.

그때는 완벽히 알 것 같았던 자신을 또다시 모르겠고 나와 분리된 기분 속에 하루하루가 답답했다.


지금도 마냥 괜찮은 건 아니다.

살기 위해서 나는 다시 글을 쓰기로 했다.

다시 나의 감각과 의식의 흐름에 집중하는 과정으로 나를 다시 치료해 보려고 한다.


다시 내가 괜찮아지도록, 새로운 나를 발견하도록,

나를 더 많이 발견하고 이해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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