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never alone on Earth

Here We Are - Oliver Jeffers

by 반짝이는 루작가

어디선가 추천받아 구입한 영어 그림책. 책장에 꽂혀 있는 여러 책들을 보며 "오늘은 너다!" 하며 픽하는 순간 '그것과 나'의 관계에서 '그와 나'의 관계로 변하기 시작한다. 새벽감성으로 뽑아 든 이번 책은 Oliver Jeffers의 <HERE WE ARE>이다.



직접 보면 색감이 훨씬 예쁜데 사진에 제대로 담을 수 없어 아쉽다. 칙칙한 검은색이 아니라 깊이 지구로 빠져들 것 같은 진한 녹색과 검은색이 적절히 섞여있는 느낌이다. 작가는 누구에게 Hello, 인사를 전하는 걸까. 아름다운 지구에서 나는 오늘도 중력의 힘을 받으며 감사한 하루를 시작한다.



다음 장에서 지구는 육지와 바다로 나뉘어 있음을 알려주고, 땅 위에 있는 것들과 바다 밑에 있는 것들에 대해 간략히 소개한다. 밤하늘에 수놓아진 은하수와 별자리, 별들을 보며 20대 초반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마주했던 여름밤의 공기가 전해졌다. 들판에 누워 바라본 하늘, 바로 내 눈앞에 가깝게만 보였던 그 하늘은 지구 너머에 있는 우주였구나. 우리는 각기 다른 집합이 아닌 전체 안에 속하고 또 속하는 합집합이자 부분집합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함부로 할 수 있는 건 하나도 없다는.



반짝이는 별처럼 땅 위에도 이렇게 빛을 내는 존재들이 많다. 무언가를 꼭 하지 않아도, 애쓰지 않아도 우리가 별을 바라보듯 별이 우리를 바라보면 그저 빛나고 있지 않을까. 그러니 지금 이대로 각자는 매우 소중하고 귀하다.



집에 하나 크게 걸어두고 싶은 그림이다. 내가 좋아하는 하늘빛이 보인다. 사람과 동물, 식물이 서로에게 배경이 되고 주인공이 되며 어우러진 조화가 참 평화롭다. (직접 책으로 봐야 더 제맛이다!) 마음이 복잡하고 분주할 때 잠시 이 장면을 펼쳐두고 가만히 보고 있으면 너무 좋을 것 같다. Breathe in, breathe out, 천천히 호흡하면서.



Now, if you need to know anything else...



나왔다 주인공! 이 책은 작가가 갓 태어난 자신의 아이를 생각하며, 우리 인생의 첫 두 달을 함께 보내며 만든 책이었다. 아빠가 멀리 있지 않다는 말, 그러니 언제든지 이 지구를 살아가면서 궁금한 게 있으면 물어보라는 다정한 말.



"그러나 혹시 내가 너의 주변에서 없어진다 하더라도,



다른 누군가에게 물어보면 돼, 너는 이 지구상에서 절대 혼자가 아니니까."


따뜻한 아빠의 말이 내 마음까지 촉촉하게 적셨다. 아이를 키우며 기도하게 되는 한 가지가 있다. '하느님, 아이들이 스스로 독립할 수 있는 스무 살까지만 제가 곁에 꼭 있게 해 주세요. 그보다 더 오래 살기를 바라지도 않을 테니 그때까지는 제가 꼭 옆에 있게 해 주세요.' 하는 간절한 부탁을 말이다.


안타깝게 더 일찍 부모님을 여읜 경우도 많지만, 내 남편도 수능시험을 일주일 앞둔 시점에서 어머니를 먼저 하늘나라로 보내드렸고 서른이 되기 전에 아버지를 또 하느님 품에 보내드렸다. 그러나 너무나 사랑 많고 정 많은 남편을 보면 어렸을 적 부모님께 충분한 사랑을 받았구나 생각 돼 감사한 마음이 든다.


혹시나 나의 이 바람조차 욕심인 거라면, 내가 빨리 먼저 이별을 해야 하는 상황이 와 두려움이 밀려온다면, 이 장면을 다시 펼쳐야 할 것 같다. 오직 나만이 아닌 세상에는 서로가 서로를 돌보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같이 기뻐해주고 아파해주고 웃어주고 울어줄 동료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겠다. 그래서 우리 지구상의 모든 것들은 Here I am이 아니라, Here we are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