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n Klassen
존 클라센이 유명한 그림책 작가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오래전에 모자 시리즈를 구입했었기 때문이다. 이제야 한 번도 펼쳐보지 않았던 책을 하나 꺼내 들었다.
표지만 봤을 때에는 작은 물고기에게 찰떡인 모자. 사실 그 모자의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아마 자기가 훔친 사실을 모를 거고, 자기가 어디로 도망치는지 주변에선 아무도 말을 안 해줄 거라 생각하지만. 결국 마지막에 가선 다 들통이 난다.
남들이 봤을 때도, 내가 생각해 봐도 나에게 더 어울리는 것인데 내 것이 아닌 걸 바라볼 때. 그 마음은 어떤 기분일까.
그래서 잘못인 줄 알면서도 훔쳐오고, 다른 이의 것을 두른 채 계속 웅얼거리는 저 마음속은 얼마나 불안하고 애가 타고 있을까.
진정 나와 딱 맞는 것은 남들이 보기에 괜찮은 시선보다 ‘그저 내가 좋아하고 즐기면 되는 무언가’라는 생각이 든다. 그 안에서 나오는 당당함이 예뻐 보여 상대의 것을 더 탐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래 큰 물고기의 만족스러운 표정처럼 말이다.
진로고민을 확 끝내버리고 싶은데,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것 같은 요즘. 언제면 나는 나의 모자를 쓰고 당당히 "It is my hat!"이라 외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곧 그런 날이 오리라 믿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며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