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세상을 돌보는 법을 가르치고 싶다

<열매의 노래>, <향모를 땋으며> 를 읽고

by 반짝이는 루작가

<열매의 노래>는 첫째가 도서관에서 고른 책이었다. 앞뒤를 살피며 생태계를 얘기하는 아름다운 책이겠구나 싶었다. 어젯밤 자기 전에 이 책을 읽어주는데 계속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처음으로 손주를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계실 봄산 선생님. 나중에 그 예쁜 아이와 이렇게 한티가는 길에서 자연을 바라보고 계실 거라는 생각에 내가 다 가슴이 벅차올랐다.


​땅과 이야기를 나눠야하고, 땅을 보살펴야 한다는 할머니의 이야기는, 꼭 얼마 전 봄산쌤과 함께 읽었던 <향모를 땋으며>의 내용과 비슷했다. 작년 말, 나는 그렇게 생태계를 지키고 사랑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해놓곤 얼마나 잘 살아가고 있었을까.


“하지만 우리 부족에게 땅은 모든 것이었다. 정체성, 조상과의 연결, 인간 아닌 우리 친척의 보금자리, 우리의 약, 우리의 도서관, 우리를 먹여살리는 모든 것의 원천이었다. 우리의 땅은 우리가 세상에 대한 책임을 이행하는 장소다.”

p.36 <향모를 땋으며> 中



‘달큰한 삼나무 향기, 바다가 서서히 하늘로 사라지면’ 이라는 표현을 마주할 때면 어디선가 정말 그러한 향기가 나는 것마냥 마음이 싱그러워지고 가슴이 콩콩 뛴다.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을 걸으며 세상의 가장 끝 ‘피니스테레’에 도착했을 때가 기억이 난다. 바닷가 모래 위에서 정말 밤 하늘에 사악 스며들고 사라진 바다의 모습. 내가 지금 마주한 게 바다인지 하늘인지 벽인지 모르겠는 고요했던 그날 밤이 떠올랐다. 그림책을 보다 보면 어떻게 이런 표현들이 나오는지 감탄을 안 할 수가 없다.


“어떤 상처든 숲에는 치료약이 있어요.”

p.121 <향모를 땋으며> 中


숲의 초입은 언제나 아름답고 설렌다. 혼자여도 이 기분을 느끼면 좋으련만, 사실 혼자서 걷는 숲길은 언젠가부터 조금 무서워졌다. 힝 쫄보.


“좋은 엄마 중의 첫 번째인 대지는 우리가 스스로 마련할 수 없는 선물을 우리에게 준다. 내가 호수에 와서 "밥 주세요!"라고 말했음을 깨닫지 못했지만, 나의 공허한 심장은 다시 충만해졌다. 내게도 좋은 엄마가 있었다. 그녀는 우리가 달라고 하지 않아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준다. 오래된 어머니 대지님도 지치는지 궁금하다. 아니면 주는 것이 그녀에게는 곧 받는 것일까? 이렇게 속삭였다. "고마워요. 전부 다 고마워요."”

p.158 <향모를 땋으며> 中


땅이 우리를 돌봐주고, 우리도 땅을 돌보는 삶. 서로 호혜적인 관계가 되어야하는데 우리는 오히려 땅을 아프게하고 파괴하고 있는 건 아닐까, 그저 받기만 하고 있는 건 아닌가 모르겠다. 그래서 잠시라도 대지에 감사의 마음을 전해야 함을!

아이들도 이 마음을 이어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함부로 막 파헤치고, 따 먹는 숲길이 아닌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만남이길 바란다. 그 어떤 육아법과 교육보다, 세상을 돌보는 법을 먼저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엄마가 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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