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씨의 영어해방일지 (1)
얼마나 판을 더 깔아놓아야 공부를 할 것인가. 분명 6월 말 코로나로 쉬며 나의 상반기를 돌아보고 야심찬 하반기 목표를 계획했었다. 7월이 되면서 아동영어독서지도사 자격증도 따고 리딩앤(온라인 영어 독서프로그램) 맘챌린저 활동도 열심히 했다. 그러나 거기까지. 영어 전공서도 들여다봐야지, 나만의 아동영어교육서를 만들어야지 해놓곤 더 이상 진도를 나가지 못했다.
이렇게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 나를 움직이게 하는 제일 좋은 방법은 바로 글을 쓰는 것. <엄마의 마음가계부>를 쓰며 올바른 소비를 위해 돈을 절약하려 노력하는 것처럼, 영어 공부 기록을 글로 쓰는 것도 행동으로 옮기게 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곧바로 글쓰기 선생님께 여쭙고 <루씨의 영어해방일지> 연재를 시작하게 되었다.
며칠 전 리딩앤 프로그램을 통해 나의 영어 레벨을 테스트해 보았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너무 창피했다. AR 1.3-2.7?!! 영어 전공생인 내가 고작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에 머문단 말인가. 이런 내가 수녀님과 영어 스피킹 스터디를 하고, 이번주부터 있을 원서 읽기 스터디에 합류한다는 게 부끄러웠다. 그럼에도 나의 영어해방일지를 쓰기 위해, 내가 얼마나 성장하는가를 기록하기 위해 용기 내 나의 레벨을 오픈한다. (ㅠㅠ)
주변을 보면 영어 레벨이 높든 낮든 영어를 편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고,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 우리가 어릴 적 배웠던 Hello, How are you? I'm fine thank you, and you? 에 바디랭귀지를 섞어야 대화가 되는데도 외국인과의 만남이 즐거울 수 있고, 꽤 많은 대화가 오고 가지만 항상 나는 영어를 못한다며 의기소침해하는 경우도 있다.
나는 영어를 꾸준히 공부한 편인데도 후자에 속한다. 늘 어렵고, 다가가기 싫고, 못하고. 그럼에도 돈을 벌기 위해,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해내야 하는 영어, 잘하고 싶은 영어다. 그래서 영어 해방일지를 쓰며 우선적으로 영어 실력을 쌓을 수 있으면 좋겠고, 영어를 대하는 마음이 즐거움과 자신감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 더 이상 리셋은 그만, 진짜로 다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