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의 열감기, 힘내자 우리:)
“엄마, 나 안아줘. 토닥토닥해 줘.”
잠들기 전 주문 같은 둘째의 요청이 시작된 지가 한 달은 넘은 것 같다. 그래서 내가 더 둘째에게 엄마와의 애착에 신경을 쓰는 요즘이다.
이틀 전 오후, 아이의 담임선생님께로부터 갑자기 둘째의 열이 39도가 넘는다는 연락을 받았다. 병원에 가 확인해 보니 목이 많이 부은 편도염으로 며칠 더 열이 날 수 있다고 했다.
열이 오르면 쳐지고 계속 쇳소리를 내며 콜록이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낼 수 없어 집에 데리고 있었다. 특히 둘째는 면역이 높은 아이니까 빨리 낫겠지, 열도 금방 내리겠지란 희망과 함께.
그러나 오늘 새벽도 어김없이 열이 올랐다. 분명 30분 전만 해도 37도 대인 걸 확인하고 방을 나왔는데, 내가 없는 걸 기똥차게 알고 일어난 아이를 마주했을 때에는 39도가 넘는 상황이었다.
급히 해열제를 먹이고, 차가워진 아이의 손발을 따뜻하게 포개며 기도를 했다. 그 순간 한쪽에서는 일에 치이는 남편의 ’푸- 푸-‘ 내쉬는 숨소리가 마음을 짠하게 했다. 우리 가족을 실은 기차가 무겁게 낑낑거리며 울려대는 경적소리.
아빠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첫째는 천진난만하게 이불을 다 걷어찬 채로 자고 있었다. 어느새 폭 끌어안은 애착 인형보다 커버린 아이.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고 싶었다.
둘째의 등을 토닥이고 얼굴을 어루만지면 “힛~”하고 좋다는 미소를 뗘준다. 그러다 내 얼굴에 콜록콜록하며 직격탄을 던지는데, 솨- 감기 바이러스가 미스트처럼 내 얼굴 위에 뿌려지고 만다. 그래도 사랑하니까 나는 모든 걸 받아들일 수 있다. 나에게 넌 사랑이니까.
결국 잠을 이어가지 못해 뒤척이다 “엄마 잠이 안 와, 물 마시고 싶어” 하는 아이를 데리고 나오며 하루의 문을 열었다. 이렇게 나는 오늘도 둘째의 가정보육을 또다시 이어가는 중이지만, 아픈 아이를 옆에서 돌볼 수 있는 시간에 감사하다. 가족들을 위해 애쓰는 게 당연한 거 아니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