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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맛있다!

예쁜 말만 골라하는 둘째 녀석:)

by 반짝이는 루작가


새벽부터 쾅쾅쾅 창문을 훑고 지나가는 바람 소리가 매서웠다. 날씨 예보를 확인하니 온도는 높은데 바람이 거센 오늘이 될 것 같았다.


등원 길에 조그마한 아이가 날아갈 만큼 맞바람이 휘몰아치고 있었다. 바람을 가르며 자신이 선생님이라고 “선생님 따라오세요~”하는 귀여운 둘째:)


어린이집 버스를 기다리며 “바람이 맛있다~~~!”라고 외치는 그 말이 참 예쁘게 느껴졌다. 덕분에 나도 정신없이 불어대는 바람이 그렇게 싫지만은 않았다.

요즘 들어 둘째가 부쩍 예쁜 말만 골라한다. 며칠 전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 나와 서로 볼을 잡아당기며 장난을 치는데 어찌나 밀당의 고수인지!


‘예쁘다, 사랑해’ 고백하는 나의 말에 계속 ‘안’을 붙여 청개구리처럼 대화를 주고받더니 갑자기 내게 ”많이 사랑하는 예쁜 엄마야!“라고 부르는 거 아닌가. 이런 사랑스러운 녀석!


아이들을 어린이집 버스에 태워 보내고 출근하며 아이들의 깔깔거리는 웃음과 미소를 떠올려본다. 이 아이들의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을 충분히 만끽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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