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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점을찍고돌아온그녀 Apr 03. 2022

내 심장을 쏴라

삶의 존재 이유에 대해

위장이 비틀리는 기분이었다. 잠시 잊고 있던 두려움이 머리를 들었다. 미래를 떠올리면 어김없이 엄습해오는 두려움이었다. 내 삶에 잠복한 ‘상실의 날’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내가 자살 충동에 시달리는 시기는 그런 두려움에 휩싸일 때였다. 생각이 사라지기 전에, 그리하여 죽음을 결심할 능력마저 잃어버리기 전에 끝내고 말자고.

하루 온종일 어떤 것에도 방해받지 않고 책을 읽기로 했던 날 선택한 책.

‘내 심장을 쏴라’


엄마의 죽음에 대한 충격으로 삶에서 도망치는 남자의 정신병원 생활과 혼외자식이자 경영 주도권 싸움의 희생으로 의도적으로 정신병원에 갇혀버린 남자의 이야기이다.

정신병원이라는 막다른 공간에서 지속적으로 자신의 꿈과 희망을 향해 탈출을 도전하는 사람과 그를 보면서 삶에서 도망친 자신의 삶을 마주할 용기를 얻는 한 사람.

두 주인공은 서로가 서로에게 존재의 의미가 되어간다.

그리고 그들은 주변 인물들의 걱정, 배려와 함께한 시간들의 마음들이 모여 삶을 이어갈 수 있는 작지만 의미 있는 힘을 가지게 된다.


혹시 삶의 운명이 나를 짓누를 때 나는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할지 고민해 보았다.

내 머릿속이 더 이상 내 의지로 움직이지 않을 때,

아니면 외부적 강압에 내가 내 의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온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유지시킬 것인지 아니면 삶을 종결시킬 것인지.

이 책을 통해 인간으로서의 삶의 의지와 존재의 의미 그리고 주어진 삶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깊은 여운이 남는 ‘내 심장을 쏴라’는 실존의 문제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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