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냑 비치에서 모처럼 편안한 휴식을 맛보다!
발리 꾸따/스미냑 비치 (2025. 7. 11. 금)
오늘은 꾸따 위쪽에 있는 스미냑 비치(Seminyak Beach)에 가보기로 했다. 짱구 비치(Canggu Beach)와 더불어 힙하고 멋진 가게들과 풀 바가 있다고 했다. 택시를 타고 스미냑에 도착하니 비치 규모는 꾸따와 비슷하나 해변의 호텔이나 건물들이 보다 세련되게 보였다. 날이 조금 흐려서 그런지 바닷속에 들어가 물놀이하는 사람들보다는 선베드에 드러누워 책을 읽거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더 많았다. 특히 선베드에 누워있는 사람들은 거의 백인 관광객들이었다.
우리도 선베드를 한 시간 동안 빌려 누워있기로 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드러누워 몰려오는 파도를 보고 또 보는 것... 편안한 기분이 들었다.
연을 파는 사람이 있었는데 들고 다니는 연이 알록달록한 범선 모양이어서 너무 보기에 예뻤다. 그렇게 생긴 연은 처음 보았다. 하나 사고 싶어서 계속 망설이다 말 정도였다.
한 시간쯤 드러누워 있다가 해변에 있는 큰 레스토랑에 들어가 점심을 먹었다. 여전해 배앓이에서 자유롭지 않아 둘 다 무난한 피자를 시켰다. 인도네시아까지 와서 그 흔한 피자를 시키다니... 이제까지 많은 나라들을 다녀 보았어도 이렇게 배앓이를 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태국이나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의 경우에도 길거리 음식은 다소 조심하며 다닌지라 여행 중 배앓이로 고생하진 않았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에 와서 일주일 간 맛있게 현지 음식을 잘 먹다가 매운 삼발 소스에 발목이 잡힐 줄이야... 삼발 소스의 맵기는 우리나라 매운 음식의 정도와는 조금 다른 것 같다. 톡 쏘는 매운맛의 세기가 한국 고추와는 차원이 달랐다. 하긴 우리 부부는 한국에서도 매운 음식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둘 다 조금만 매운 걸 먹어도 땀을 흘리며 연신 물을 마시곤 했다. 새로운 음식에 대한 기대감으로 여행 중반까지 신나게 매 끼니를 인도네시아 음식으로 해결하며 맛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날벼락이 없다.
20-30대 젊은 여행객들이라면 스미냑 비치까지 왔으면 당연히 '포테이토 헤드 비치클럽'(Potato Head Beach Club) 같은 유명 장소도 방문하고 맛집들도 갔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젊지 않은 우리는 시끄러운 팝 음악과 술, 수영복 차림의 젊은 여행객들로 넘쳐 나는 비치클럽 같은 장소에는 그다지 매력을 느끼지 않는다.
다시 꾸따로 돌아오니 한창 일몰 때라 꾸따 비치가 황금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내일 우붓으로 가기 위해 꾸라꾸라 버스 정류장을 찾아보았다. 해변가 쇼핑몰 앞에 안내문이 있길래 사진을 찍어 호텔로 왔다. 그런데 정작 프런트 데스크에 문의하니 꾸라꾸라 버스가 이제 운행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제야 클룩이나 인터넷으로 아무리 표를 예매하려 해도 제대로 진행이 되지 않았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프런트에 문의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내일 아침 우붓행은 블루버드 택시로 가기로 하고 미리 데스크에 예약을 부탁했다.
저녁을 먹기 위해 다시 호텔 밖으로 나와 이리저리 걸어 다녔다. 어제 걸어 다녔던 곳과는 다른 쪽으로 나가니 수많은 음식점과 가게들이 즐비한 번화가가 나타났다. 저녁을 먹기 전 속이 불편한 남편을 위해 물어물어 약국을 찾아가 약을 샀다. 증상을 말했더니 젊은 약사가 숯 성분이 들어간 약을 주면서 하루 6번에 걸쳐 먹으라고 했다. 저녁은 일본 가락국수 체인점에 들어가 가볍게 먹었다.
호텔로 돌아와 내일 체크아웃 하기 전에 우리 방에 있는 옥외 자쿠지를 쓰기로 했다. 이런 기회가 잘 오지 않으니 기회 있을 때 누리는 게 옳다! 수도꼭지를 틀어 따뜻한 물을 받은 후 욕조에 들어갔다. 꾸따 바다의 파도 소리와 밤의 어둠 속에서 정말 편안하게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있었다. 두고두고 잊지 못할 경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