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피서객들이 점거한
빠당빠당 비치

-크진 않지만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을 지닌 빠당빠당 비치

by 권혜경

본격적인 발리 나들이 시작하다 - 발리 빠당빠당 비치 (2025. 7. 10. 목)


약속된 오후 2시경 호텔 로비에 내려가자 한 인도네시아 남성이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하루 우리를 안내할 기사이자 가이드 유페카(Yupeka)씨였다. 오후 투어는 저녁 식사비까지 포함해서 2인에 108,000원 정도였다. 가이드는 매우 유쾌하고 친절한 사람이었다.


제일 먼저 갈 곳은 빠당빠당 비치라고 했다. 줄리아 로버츠가 나온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Eat, Pray, Love)(2010) 라는 영화에서 배경으로 나온 뒤 특히 백인 관광객들로 붐비는 곳이라고 했다.


FmkCtXyEGjx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포스터


비치로 가는 길은 대부분 산길이나 언덕길인 데다 여러 대의 차들과 오토바이까지 뒤섞여 움직이고 있었다. 인도네시아는 어디 가나 교통체증이 문제였는데 발리 또한 마찬가지였다. 도로를 확장할 수 없으니 교통 문제는 이미 심각한 상태였다. 그래도 다들 조급하지 않고 서로서로 기다려주며 운전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빠당빠당 비치는 입장료가 있는 곳이었다. 성인은 15,000원 루피아(대략 1,300원)라고 되어 있었다. 가이드는 입장료를 내준 뒤 1시간 정도 우리끼리 들어가서 구경하고 오라고 했다. 계단을 내려가니 크지는 않지만 아름다운 해변이 펼쳐져 있었고 이미 수많은 관광객들이 수영복 차림으로 햇볕 아래 또는 그늘 속에서 누워있었다. 거의 대부분 백인 관광객들이었다. 비키니를 입고 선탠을 하는 여성들이 아주 많았다. 바닷가 가장자리가 단순히 백사장이 아닌 돌바닥이어서 맨발로 조심조심 걸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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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Talk_20250909_162401451_03.jpg 경치가 아름다운 빠당빠당 비치


바로 위 사진의 오른쪽 바위 뒤로 돌아가니 조그마한 언덕이 있어 올라갔다. 주변보다 조금 높다 보니 아래쪽 해변이 더 잘 보이는 훌륭한 포토 스폿이었다. 다들 올라가서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거나 나무 그늘 아래 잠깐 앉아서 휴식을 취하기도 하였다.


아래쪽을 내려다보니 비키니 차림으로 물놀이를 하는 젊은 여성들이 있었다. 이처럼 엉덩이가 보일 정도의 좁은 비키니 차림은 브라질이나 남미 국가에서 온 여행객으로 추정할 수 있다. 몇 년 전 브라질 코파카파나(Copacabana) 해변과 이파네마(Ipanema) 해변을 찾았을 때, 대다수의 브라질 여성들이 엉덩이가 보이는 얇은 끈 같은 형태의 비키니를 입고 있어서 처음에 다소 당혹스러워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젊은 여성이든 나이가 든 여성이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몸을 긍정하고 사랑하는 문화를 느낄 수 있어 새로운 경험이었다. 브라질에서는 보통 초등학교를 마치고 십 대로 접어들 즈음에 어머니가 딸에게 이런 끈 비키니를 선물한다고 했다. 일종의 '성인식' 같은 것이다.


KakaoTalk_20251019_162804816_03.jpg 끈 비키니 차림의 여성 관광객들


해변의 반대쪽은 높은 벼랑이 서 있어 아래쪽에 큰 그늘을 만들고 있었다. 시원한 그늘에도 사람들이 많이 있었는데 주로 인도네시아 사람이나 중국 혹은 한국 관광객들로 보였다. 아시아 인들은 햇볕 아래보다는 대부분 그늘 속에 있는 걸 더 선호하는 것 같았다. 나 역시도 그늘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했다.


같은 해변이지만 밝은 태양 아래는 주로 백인 여행객들이, 그늘에는 주로 인도네시아 현지인들이나 아시아 여행객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외국 여행을 하면서 매번 느끼지만, 햇빛을 대하는 방식이 문화권에 따라 다소 차이가 나는 것 같다. 미국이나 유럽 사람들의 경우 햇살 아래 얼굴과 몸을 노출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여긴다. 특히 일조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북유럽 지역에서 온 여행객이라면 이러한 노출은 피부를 건강하게 유지시키는 필수적인 과정일 것이다.


반면 일본이나 중국, 한국 여행객들, 특히 여성들은 기를 쓰고 햇빛을 피하는 것 같다(나 역시도 이런 부분에서 자유롭진 않다). 자외선 크림을 바르고서도 반드시 모자를 쓰고 긴 팔 옷, 또는 팔 토시를 착용한 모습들을 종종 본다. 가능하면 잡티가 없는 맑은 피부를 유지하고 싶다는 '필사적'인 몸짓이 아닐까!


빠당빠당 비치의 햇살과 그늘 양 쪽을 거닐면서 든 생각이었다.


KakaoTalk_20251019_162804816_04.jpg 빠당빠당 비치의 한쪽은 이처럼 높은 벼랑이 있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