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사원과 쇼핑몰의 도시 자카르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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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혜경

자카르타 (2025. 7. 2. 수) --모나스 타워, 이스띠끌랄 이슬람 사원, 자카르타 대성당, 국립박물관, 그랜드 인도네시아 몰 등


아리아두타 멘텡 호텔을 숙소로 정한 것은 주요 관광지들과 거리가 가까워서였다. 아침에 일어나 편안한 기분으로 1층 조식 식당으로 가 식사를 했다. 식사 후 프런트 데스크에 가서 자카르타 시내 지도를 요청하니 난색을 표하며 이곳저곳을 뒤지다 관광 프로그램 뒷면에 나와 있는 지도를 내민다. 이제까지 방문한 세계 각국의 도시들에서는 대부분 호텔 프런트 데스크에 시내 지도를 요청하면 항상 적절한 지도를 받았던 터라 조금 의아했다. 우리가 오늘 찾아가 볼 모나스 기념탑, 이스띠끌랄 이슬람 사원, 자카르타 대성당 등을 이야기했더니 호텔에서 도보로 15분 정도 걸어가면 된다고 했다.


모자와 파라솔까지 준비하고 호텔 밖으로 나갔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자동차와 오토바이의 물결로 인해 이른 아침부터 대기는 이미 매연이 가득했다. 일러준 대로 도로를 이리저리 건너 찾아가니 곧 모나스 타워가 보이기 시작했다. 인도네시아 독립을 상징하는 모나스 타워는 1961년에 착공해서 1975년에 완공한 건축물이다. 이 건축물은 초대 대통령인 수카르노가 주도한 것으로 인도네시아 독립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반영한 것이다. 꼭대기에는 불꽃 모양의 구조물이 자리 잡고 있어 멀리서 보면 봉화나 촛불 같은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전망대가 있어 현지인들이 줄을 서 기다리는 모습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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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스 타워가 자리 잡은 곳은 매우 넓은 공터로서 인근에 이스띠꾸랄 이슬람 사원(모스크)과 자카르타 대성당이 있었다. 먼저 이스띠끌랄 이슬람 사원을 찾아갔다. 모나스 타워가 있는 곳이 방대한 곳이어서 사원까지 한참을 걸어야 했다. 이윽고 현대식으로 만들어진 이슬람 사원이 보였다. 입장료는 따로 없으나 외국인의 경우 영어 가이드와 함께 입장해서 설명을 들어야 했다. 또한 여성의 경우 커다란 히잡 같은 것을 머리에 두르게 했고 남자의 경우엔 반바지를 입었을 경우 가리게 했다. 신발도 벗어서 주머니에 넣어 들고 다녀야 했다.


가이드의 설명을 통해 모스크의 건설은 17년이 걸려 1976년에 완공되었다고 하며, 12만 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동남아 최대의 모스크라고 했다. 2층으로 올라가서 아래층 모스크 내부를 보니 엄청나게 넓은 공간을 남성과 여성이 각각 다른 공간에서 예배를 보게 되어 있었다. 말레이시아나 터키 등 이제까지 보았던 이슬람 국가의 모스크에 비해 매우 현대적인 감각으로 지어진 건물이었다. 여기저기 사람들이 앉아 있거나 엎드려 절을 하고 있었다. 본당에서 내려와 바깥으로 나가는 복도에는 예배 시간을 알리는 커다란 북이 있었고, 시원한 바람이 부는 복도에는 나이가 지긋한 여성들이 모여 코란을 공부하고 있었다. 마치 기독교 교회나 성당에서 성경 공부를 하는 모습 같았다.


이스띠끌랄 이슬람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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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 내부 모습


소정의 감사비를 지불한 후 모스크 맞은편에 있는 자카르타 대성당으로 갔다. 여느 유럽 성당과 비슷한 성당 한쪽에는 검은 옷을 입은 성모 마리아가 예수를 안고 있는 피에타상이 있어 눈길을 사로잡았다. 성당을 나와서는 인근에 있는 인도네시아 국립박물관을 찾아갔다. 입장료는 15,000 IDR이었다. 그렇게 넓지는 않았으나 이슬람교와 힌두교의 다양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특히 박물관을 들어서면 인도네시아를 구성하는 수십 가지 다양한 인종에 대한 내용이 전시되어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인도네시아는 7세기에 불교 왕조인 스리비자야(Srivijaya) 왕국이 수마트라 · 자바 · 말레이 반도를 지배하며 14세기까지 존속하였고, 13세기에 힌두 왕조인 마자파히트(Majapahit) 왕국이 현재의 인도네시아 영토 외에 말레이 반도와 필리핀 남부에 걸친 거대한 해상제국을 형성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15세기에 이슬람교가 전파되며 수마트라 · 자바 · 칼리만탄 해안 지역에 말라카(Malaca) · 반튼(Banten) · 마타람(Mataram) 등 여러 이슬람 왕국이 성립되었다고 한다. 주로 이슬람 문화와 힌두 문화를 나타내는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코끼리 모양의 가네사 석상들도 있었고 시바 신이 타고 다닌 황소 난디(Nandi)의 석상도 있었다. 점심때가 되어 지하에 있는 휴식 공간을 찾았더니 간단한 간식을 파는 곳만 있을 뿐 카페나 음식점이 없었다. 할 수 없이 빵 종류를 사서 점심으로 때웠다.


호텔로 돌아와 잠시 휴식을 취했다. 더운 날씨에 이곳저곳 걸어 다니느라 힘이 많이 들었다. 그랩 택시를 불러 ‘그랜드 인도네시아 몰’로 향했다. 중심지로 갈수록 지독한 정체가 시작되었고 택시는 꼼짝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한참 시간이 걸려 도착한 몰은 이스트몰/웨스트몰로 나뉘어 있었다. 그런데 몰로 들어가려니 소지품 검사를 하고 있었다. 쇼핑몰 앞에 검색대가 자리 잡고 있고 경찰관인지 직원인지 사람들을 통제하였다. 쇼핑몰 들어갈 때 검색을 한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아무튼 들어가기 위해서는 검색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신기한 경험! 바깥은 무척 더웠지만 실내 쇼핑몰은 짱짱한 에어컨 바람에 쾌적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도로상에서 잘 볼 수 없었던 사람들이 쇼핑몰 안에 다 모여있는 것 같았다.


여러 음식점 가운데 오랜만에 태국 음식점에 들어가 주문을 했다. 그런데 음식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점원들이 한 줄로 늘어서서 흥겨운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했다. 일종의 퍼포먼스였다. 식사 후 이곳저곳 구경을 하다 Blue Bird 택시를 타고 호텔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