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에서 고원 도시 반둥으로
반둥 (2025. 7. 4. 금)
오늘은 자카르타를 떠나 반둥으로 가는 날이다. 트래블로카 앱을 통해 몇 주 전 기차표를 예매해 두었었다. 아침 일찍 조식을 먹은 후 체크아웃을 하고 오전 10시 5분 호텔 인근 감비르역 (Stasiun Gambir)까지 택시를 탔다. 초록과 연두로 장식된 역사 안에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앱으로 예약한 기차표를 옆에 있던 인도네시아 청년의 도움을 받아 출력을 했다. 그런데 역사 내에 푸른 유니폼을 입은 남자들이 여럿 보였다. 승객들의 짐을 기차까지 운반해 주고 돈을 받는 짐꾼들이었다. 신기한 장면이었다.
드디어 개찰이 시작되고 우린 이그제큐티브 객실 3호차 8A, 8B석에 앉았다. 요금은 2인 412,500 루피였다. 3시간 13분 정도의 기차 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객실 오른쪽에 앉았는데 차창 밖으로 자카르타 도심이 스쳐 지나가더니 이윽고 초록 논들이 지나갔다. 어떤 논엔 벼가 자라고 있고 또 어떤 논에는 이제 막 모내기가 끝나 있었다. 기후 탓에 이모작 혹은 삼모작이 가능함을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그런데 두 시간쯤 지나자 기차가 서서히 고지대로 올라가는 느낌을 받았다. 바깥 풍경도 점점 산으로 바뀌더니 날씨도 점점 안개가 자욱해졌다. 반둥이 자카르타보다 고지대에 위치해 있어 더 시원하다는 내용을 읽은 적 있는데 점점 지형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윽고 오후 1시 18분 반둥 역에 도착했다. 기차에서 내리니 체감 온도가 훨씬 떨어짐을 느낄 수 있었다. 선선했다. 역사 바깥으로 나오는 길목에 예쁜 정원과 분수를 만들어 편안한 휴식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블루버드 택시를 타고 ‘아스톤 트로피카나 호텔’(Aston Tropicana Hotel Bandung)로 향했다. 역에서 약 15-20분 정도 걸려 호텔에 도착해 체크인을 했다. 체크인이 오후 2시부터라 조금 대기를 했는데 배가 고파 로비 한쪽에 놓여있는 과자류와 주스를 마셨다. 디럭스룸으로 체크인을 한 후 호텔 밖으로 나왔다.
프런트 데스크 말로는 호텔 인근에 식당도 있고 쇼핑몰도 있다고 했는데 정작 밖으로 나오니 좁은 도로를 건너기가 힘들 정도로 자동차와 오토바이 행렬이 끝도 없이 밀려왔다. 호텔 주변에 보통 늘어서 있는 식당이나 상점들을 찾기가 곤란해 중심가인 브라가(Braga) 거리로 나가기로 하고 그랩 택시를 불렀다.
약 15-20분 정도 걸려 브라가 거리에 도착했다. 좁은 2차선 도로 양쪽으로 인도가 있고 수많은 인파가 북적대고 있었다. 자카르타와 마찬가지로 관광객들은 대부분 인도네시아 사람들로 보였다. 특히 20-30대 젊은이들이 많았다. 일단 점심을 아직 못 먹은 터라 현지 음식을 파는 한 식당에 들어가 난 닭고기를 곁들인 밥을, 남편은 소고기를 넣은 탕류를 시켜 요기를 했다. 그럭저럭 먹을 만했다.
저녁이 되자 인파는 더 늘었다. 사람들에 밀려 한참 구경을 하다 레스토랑에 들어가 파스타를 시켜 저녁을 먹은 후 다시 그랩 택시를 불러 호텔로 돌아왔다. 택시로 돌아오는 길은 너무나 교통체증이 심해서 30여분 정도 걸렸다. 도로는 좁고 자동차와 오토바이들로 넘쳐 나 힘들었다. 반둥 브라가 거리의 첫인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