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푸른밤 Mar 13. 2020

마스크를 쓰면 썼다고 난리   안 쓰면 안 썼다고 난리

어쩌라고

요즘 같으면

딱 한 달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  

마트에서 본 ‘짜파구리 산성’에 가슴 뿌듯해하고

한국에 보내고 싶었던 마스크를 사러 마트를 어슬렁거린다든지-결국 한 개도 못 샀지만-

아마존에서 감기약을 구입하는 일 같은 것을 하던 한 달 전으로  (지금은 한 달 전에 멀쩡히 팔던 감기약 아웃 오브 스탁)


길을 걷던 중국 남자가 칼에 열몇 번 찔렸다는 기사를 며칠 전에 읽었다 - 기사 첨부  주의! 잔인한 동영상 포함

그리고 오늘은 한국 여자가 흑인 여자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보도를 보았다

’니 마스크는 어딨냐!!’며 시비를 걸고 때렸다던데

맨해튼 한복판 아침 9시도 넘은 시간에 심지어 코리안타운 근처에서 일어난 일이라니 믿을 수가 없을 지경이다

하긴  나도  년 전 업타운 쪽 지하철역에서 중학생으로 추정되는 3명의 흑인 여자들에게(덩치는   나의  ) 위협을 당한 적이 있으니까  

걔네들이 (근처 미들/하이 하교 시간 +백팩을 메고 있었음) 낄낄 거리면서  앞으로 다가와 어깨로 ! 나를 선로 쪽으로 밀었다  

간신히 선로에 떨어지진 않았지만  이후로 나는 정면에서 걸어오는 몇 명의 사람들에 대한 경계심과 공포가 생겼다  


코로나 19라는 바이러스만 대항하고 싶다  그것만 무서워하기에도 진이 다 빠진다  

그런데 그 고단함에 덧붙여

누가 나를 칼로 찌르지 않을까

누가 내 팔을 잡아당기고 주먹으로 턱을 치는 건 아니겠지 잔뜩 쫄고

온몸의 안테나란 안테나, 촉이란 촉, 감이란 감을 바짝 세우고 살아야 하는 내 삶이 측은하여


잠이 다 안 온다


photo by David​

작가의 이전글 고작 이게 나의 최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