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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밤 Jun 22. 2020

오, 캐런 캐런 Karen...

이제 그만



캐런. 이 이름은 한국 여자 이름으로 바꿔보면 무엇이 가장 적당할까.

나는 이 생각을 사흘에 걸쳐서 하는 중이다.

그렇다. Shelter in Place 가 가져다준 새털같이 많은 시간들을 나는 이런 하찮은 생각들로 채운다.

영자? 흠... 영자는 뭐랄까 캐런이 가진 앙칼짐을 대변하지 못하는 순둥순둥 한 이름 같다.

영숙이? 음... 이건 가까운 친척 중에 있는 이름이라. 패스.

지숙이? 영숙이 보다는 좀 캐런 이미지에 가까워졌음. 그러나 지숙이도 그다지...

명자? 명자?.. 음.. 명자. 뭔가 힘이 들어간 이름 같다. 경자? 그래. 경자도 파이팅이 넘친다.

아니다. 명자가 더 나은가.

정말 보푸라기처럼 하찮은 생각을 오래, 많이 하였다.

명자나 경자 정도가 좋겠다고 혼자서 결론을 내렸다. 정말 할 일 없다.


아직 내 주변에서 정말 실제 이름이 '캐런 Karen'인 사람은 보지 못했다.

이제껏 내게 익숙한 '캐런'은 당연히 이 '캐런'이다. 플랭크톤의 아내. 캐런.

네모네모 스펀지밥


캐런. 내 주변에 없었던 것이지 '캐런'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들은 분명히 이 넓은 지구에 많이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그건 확실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수많은 여자 이름 중에서 콕! 집어 '캐런'이 미국 '김여사'의 반열에 올랐을 리가 없지 않나.

'김여사'라는 단어에 내포된 의미를 희미하게라도 알고 있는 내가, 여자인 내가 내 입으로

'김여사'를 운운하고 '캐런'을 입에 올리는 일은 달갑지 않은 일이다.

미국에서 여자들이 'Oh! Karen'이라고 말할 때 아마도 내가 '김여사'를 운운할 때와 비숫한 기분이

들 거라고 생각한다.


찬찬히 생각해보면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미국 캐런과 한국 김여사는 그저 쉽게 쉽게 툭툭 뱉어버리는 단어라는 점에서 비슷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내포하고 있는 단어의 의미상으로는 둘이 딱 맞아떨어지지도 않는 듯싶다.

왜냐하면 '김여사'가 내포한 의미보다 '캐런' 쪽이 훨씬 더 안 좋은 뜻을 많이 담고 있기 때문이다.

'김여사'가 만일 10만큼 좋지 않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치면 '캐런'은 100도 넘어설 거라고 생각된다.


실제적인 예를 들어 '캐런'을 탐구해보자.

최근 코로나 19 확진자 수 1등과 2등을 차지한 뉴욕/뉴저지에서 최근 몇 달간 등장한 몇몇 '캐런' 들에 대해서

이미 크게 보도가 되었기 때문에 탐구를 하고 자시고 할 필요도 없지만.

1. 맨해튼 개목줄 사건 캐런

센트럴파크에서 조깅하던 흑인 아저씨가 '캐런'의 개목줄을 지적하자 경찰에 전화 신고를 하면서 '지금 흑인이 나를 위협하고 있다'라고 메소드 연기.

2. 맨해튼 커피숍 마스크 없이 기침 캐런

브로드웨이 근처 베이글 가게에 마스크 없이 입장한 캐런에게 마스크 쓰라고 했더니 가까이 다가가서

일부러 기침을 켕켕 하였음. 살인 병기.

3. 놀스 캐롤라이나 샬럿 캐런 (혐오사진 주의. 클릭하기 전에 심호흡)

설명이 필요 없다. 사진이 모든 것을 말해 줌.



기사 3개 찾아서 포스팅하는데 벌써 지쳤다. 그만 써야겠다. 그냥 기분이 드럽게 나빠졌다.

아까 썼던 말 취소하고 싶다.

김여사가 10만큼 나빴다면

캐런은 1000만큼 악하다.




*모든 사진은 구글에서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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