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Om asatoma Apr 7. 2020
웅크려 있고 싶을 때마다
나무를 가꾸었다
매일 물을 주고 햇빛을 보여야 하는 꽃과 달리
나무는 사실 특별히 돌본다고 할 것도 없이
스스로 자라났다
내가 하는 일이라곤
나무 아래 말없이 기대 앉아 있다가
나무둥치를 꼭 끌어안고 우는 것뿐이었다
나무는 이제 내가 안을 수도 없을 만큼 너무 커버렸다
거대한 통곡의 벽이 되었다
그러나 나는 소리내어 울 수는 없으므로
작은 나무 하나를 다시 심어야 했다
나의 가슴과 얼굴을 묻고
두 팔로 충분히 안을 수 있는
심장이 무너지는 소리와
허덕이며 참아내는 울음을
몸으로 받아낼 작은 나무를 심었다
생이 끝날 때쯤엔
비밀의 정원이 통곡의 벽으로 둘러싸이게 될까
나조차 문을 열고 들어갈 수 없게 될까
빼꼼 들여다본 사이로
더 이상 자라지 않은 나무와 보드라운 풀꽃들
벌과 나비 맴돌고
새들 노래하는 가운데
의자 하나 놓여있으면 좋겠네
주저앉을 일 없이
따사로운 햇볕이나 쬐면 좋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