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

by Om asatoma


드러내지 못하고 숨기고 싶은 것들만 모인
가장 어둡고 습한 곳에서
꼼짝없이 제자리를 지키고 섰는
넓은 바다나 푸른 언덕은 본 적 없는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스스로 존재를 뒤흔들고
폭풍 속 삶을 살아내는 것밖에

휘휘 엉겨있는 것들을 한 번 토해내고
또다시 꾸역꾸역 생의 숙제를 삼킨 채
한참을 앓는다

그럼에도 떨쳐지지 않는 것들을 끌어안고
오늘 밤도 내일 밤도

몸을 떨며,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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