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안에서

by Om asatoma

운전자석 시트를 뒤로 젖힌 채였다
한쪽으로 웅크리고 있었다

한밤의 창원대로를 달린 것은 기억이 나는데
눈을 뜬 곳은 어느 주차장.

누구도 알아서는 안 될 문자를 주고받기에 좋은 공간
마찬가지로 누구도 알아서는 안 될 만남을 갖기에도 적당한 공간

주변의 소음 없이 상대의 목소리에 집중하기 좋은 공간
아직 친하지 않은 사이에 체취를 느끼기 좋은 공간
지나치게 밀착되지는 않으나 이미 경계는 무너져있는 공간
그래서 천국의 계단쯤 되는 줄 알았다

그러나
불 꺼진, 혼자 들어가야 하는 텅 빈 집을 두고
굳이 차 안에서 잠이 드는 요상한 취미는

돌아가고 싶음임을
양수가 터지기 이전으로 되돌리고 싶음임을
거대한 양막羊膜 안에서 잠시의 고요를 찾는 것

오월이 이토록 시린 계절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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