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스럽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작년 가을에.
막 브런치에 둥지를 틀 때,
우리 다음에는 조금 더 오래 걷자
https://brunch.co.kr/@go-yo/10
다시 보니 글 속에 조심스러움이 그대로 묻어있네요.
이 아이는 제가 참 아끼는 아이입니다.
그이를 대상으로 몇 편을 써 보았는데
글 몇 편 쓰다 보니 진짜의 마음이 생길 것 같아서
얼른 그만두었어요.
무주구천동 쌀 막걸리
https://brunch.co.kr/@go-yo/26
이이는 음. 제 인생에 왜 가끔 나타나 어떤 변곡점을 만들어놓는지를 모르겠습니다.
그만한 의미가 있거나, 특별한 관계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그런 시점에 나타나는 것인지 그로 인해 변화가 생기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현실에서 만나는 혹은 제 존재를 아는 사람 중에는 어느 누구도 이 공간을 알지 못합니다. 그런 익명성을 보장받고 싶어서 택한 이름이기도 하지요.
마음에 걸리는 사람이 둘 있습니다.
한 명은 지난 이십여 년간 제가 홀로 싸이월드에 글을 쓸 때 가만히 글을 지켜봐 주었던, 그 글들을 통해서 저를 지켜봐 준, 지켜준, 유일했던 한 남자이고
다른 한 명은.. 최근에 자신의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는 남자입니다.
앞의 남자에게는 의리로라도 알려줘야 하나 싶을 때가 있지만 과거를 잊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듯이 나를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에 아직 알리지 않고 있어요.
뒤의 남자에게는 역시 그가 펼쳐준 내밀한 이야기에 대한 대답으로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옵니다만 그는 궁금해하지 않으므로 그리고 누군가 보고 있다면 의식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아서 아직 알리지 않고 있습니다.
누가, 한 명이라도, 잘 알지 못하는 누구라도
나를 좀 알아달라고 쓰기 시작한 글이에요.
브런치에 글을 쓴다는 건 보이고 싶어서이죠.
나를 읽어줄 사람이 필요했어요. 글 뒤에 있는 나를.
그런데 이제는
정말로 '잘 알지는 못하는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이 나를 읽어주는 것 같아요. 충분해요.
만약에 현실에서 관계를 맺는 누군가가 이 공간을 알게 되고, 글을 읽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부끄럽지는 않지만,
기대하게 될 것 같아요.
손잡아 주기를, 안아주기를, 눈 맞춰 당신 마음 다 안다고 해주기를, 정말로 기대하게 될 것 같아요.
그러니까 혹시라도 그렇게 해줄 것이 아니라면
내 글을 읽는다고 해도 읽었다는 티는 내지 말아 주세요.
안아줄 마음의 준비가 되었으면 아는 척하시고!
이 생활이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나는 이렇게 그냥 잡문을 마구 쌓아가기만 하면 되는 걸까요.
글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난 참 좋아요.
지난가을부터 지나온 나의 흔적들을 보니
그때그때의, 모든 순간의 감정과 풍광들이 되살아나요.
오롯한 개인의 역사가 흥미로울까 싶지만
나는, 나는 좋아요. 정말로 혼자 쓰고 혼자 즐기는 펜 잡이의 자위인 셈이죠.
요즘 꿈꾸는 걸 살짝 말하자면,
고전리 라이터에 관심이 있어요.
시낭송을 할 수 있는.. 무대를 많이 갖고 싶고요
일과 관련된 출판을 욕심내고 있고
문학공모는 도전하지만 글의 색깔이 달라서 고민되기도 하고요
유튜브... 채널도 준비 중이에요
한참 접고 있던 소설도 쓰고 싶어요
그 남자에게서 영감을 받고 있어요
직관에 관해 관심이 많고 페니 피어스의 <인식의 도약>이라는 책을 읽고 있어요.
그런데 더 좋은.. 괜찮은 책을 만나고 싶어요.
10년 전에 읽은 캐롤라인 미스의 <영혼의 해부> 같은 책을 만나고 싶어요.
짧은 시간에 잡문을 많이 썼는데
사실은 할 말이 그래도 많이 남아있어요.
남기도 했지만 마구마구 생기고 있어요.
어디에서 강의할 일이 있으면 첫 문장이 꼭 이래요.
나는 할 말 많은 여자예요.라고.
글을.. 여기 마구 쌓아 놓아도 되는 건지는 잘 모르겠어요.
글도 삶도 정리 없이 기술 없이 그냥 마구 쌓아두기만 합니다.
둘 다 흘러 어디로 가게 될지 궁금하네요.
둘이 만나게 될까요.
(지금은 꼭 아닌 것처럼 말을 하네요^^)
혹시 글이 흘러 어느 곳으로 간다면
내가 꿈꾸는 그곳!으로 가면 좋겠습니다.
이숙자 선생님의 글처럼 고요한 곳에 닿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구석진 곳곳을 탐험하고 있지만요.
알고 보면 내용은 하나도 없는데
할 말이 많기는 한가 봅니다.
진해는 시원한 바람이 많이 불고 있는 밤입니다.
문장이나 표현들이 요즘 제 뒤를 졸졸 따라다니고 있습니다.
깊이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주저하지는 않겠습니다.
제가 저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사치이자 위로이거든요.
마치 취한 듯이, 횡설수설했습니다.
결론은,
진해 여자의 존재를 아는 분 중에는
꼭 안아줄 마음의 준비가 되었을 때만 아는 척을 할 것.
엄중 경고처럼 보이는 도발의 문장!!을 남기고, 내일을 맞이하러 가겠습니다.
안녕.
또 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