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Om asatoma May 16. 2024
고개 넘어 낙동강변 초록이
징그러운 삼십 대 여자처럼 보였다
청바지에 검은 니트 나시 차림으로 곧장 밭에 달려들어가
맨손으로 풀을 매는 것은 무모한 일이었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비 온 뒤 자라난 잡초를 뽑으면
아버지 근심도 같이 뽑힐 줄 알았다
손톱은 곧 자랄 것이고 흙 때쯤은 괜찮다고 생각했다
손이 타버릴 것은 생각하지 못했다
말을 잘하지 못해서 글을 쓰고
노래를 잘하지 못해서 악기를 배우는데
하필 마음을 움직이는 소리가 대금 소리라
운지법 따라 연습하려
대금 여섯 구멍에 손가락 올려놓고 보니
까맣게 타버린 마음이 그 위에 놓여 있었다
촌부의 손처럼 마디는 굵어지고
봄볕에 사정없이 타버린 내 속이
대금 위에서 용쓰고 있었다
가늘고 기다란, 게으르고 게으른,
천상 예술하다 굶어 죽을 손이었는데
두 손 펼쳐 내 속을 가만 내려보고 있으니
허기가 진다
국밥 먹은 지 오랜가보다
오랜만에 한 그릇 해야겠다
굶어 죽지는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