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집에 빨리 들어오길 세모 눈으로 기다리는 엄마
엄마는 가끔 내가 컨트롤되지 않는 듯 하면 나에게 말했다.
너도 딸 낳아봐라 똑같지.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정말 내가 딸을 낳으면 저렇게 될까? 라는 마음도 들었고,
그래도 그렇지 엄마는 여전히 엄마라는 이름으로 딸을 통제하고 싶어하는 마음이구나 하고 상심했다.
나는 딸이라서 그런지 항상 엄마가 눈에 밟힌다.
맛있는 것을 먹더라도, 여행가서 좋은 것을 보더라도 우리 엄마는 이렇게 즐기지 못했을텐데 하며 마냥 기쁜 마음이 사그러든다. 그런데 당연하다고 생각한 이 감정이 낯설게 느껴졌다.
사실 난 자유롭고 싶어.
엄마는 언제나 나에게 통금 시간을 강요했다. 남자친구가 있을 때면 오후 6-7시만 되어도 독촉했다. 그리고 집에 들어가면 나를 차갑게 대했다. 나쁜 짓을 하고 온 것마냥.. 난 항상 조용히 숨죽이고 있어야 했고, 엄마의 눈 화살이 나를 향하지 않을까 조마조마했다.
난 어디에 놀러가면 빨리 집으로 돌아가야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목적을 잊은 채 귀소 본능이 생기는 것이다. 이번 새해에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아파트 단지 내 행사로 해맞이를 보러 갔는데 사람이 꽤 많이 모인 것이다. 그래도 안전에 위협적일 만큼 많지는 않았다. 그런데 제한된 엘리베이터로 그 많은 사람들이 내려가기에는 약 2시간이 걸릴 것 같아 보였다. 급격한 불안이 밀려왔고, 해가 아직 산에 얼굴도 내비치지 않았는데 남편에게 빨리 내려가자고 했다.
남편은 괜찮다며 보자고 했다. 합의 끝에 해가 3분의 2 쯤 얼굴을 내밀었을 때 우리는 엘리베이터 줄을 서고 내려갔다. 기다림도 거의 없이 말이다. 난 무엇이 그렇게 불안했을까? 불안을 느끼는 상태에서는 실제로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거나 위험성이 따르지 않는 점에서도 일어날 일이 거의 없는 상황을 만들며 초조해진다. 나에겐 이와 비슷한 경험들이 있고, 이번에 좀 더 들여다 보기로 했다.
집에서 나를 세모 눈으로 기다리는 엄마.
나는 결혼해서 이제는 남편말고, 집에 엄마도 없는데, 내 마음속에는 아직도 그 세모 눈으로 날 기다리는 엄마가 있나보다 했다. 내가 마음 속에 그리는 과거의 엄마는 아직 나를 자유롭게 하지 못했다. 나는 마음 속에 있는 엄마를 느끼며 아직 자유롭지 못하다.
난 자유롭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