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 무게에 대하여
‘그대의 자유를 선용하라.’
책에서 지나가는 말처럼, 딱 한 번 밖에 등장하지 않는 표현이지만 이 문구를 읽은 후에는 이 책의 모든 문장, 사건, 인물이 오직 이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만큼 임팩트 있었던 말이다.
긍정적이고 숭고한 가치로 늘 표현되는 자유.
하지만 자유에는 그만큼 무거운 책임도 따른다는 자명한 사실은 쉽게 간과된다.
자유의 무게에 대해서 일깨워 준 책.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은 막 금수저 아가씨 도련님 이 정돈 아니어도 어느 정도 괜찮은 환경과 조건을 타고 난 사람들인데 (내가 보기엔) 배가 불러도 유분수지 하나같이 막장으로 살아간다.. 이 책에서 멀쩡한 인물은 제시카밖에 없는 느낌..
그냥 인물들은 다 별론데.. 그것과는 별개로, 여러 가지 생각을 많이 해 볼 수 있어서 책 자체는 뭐 좋았다. 오히려 작가가 던지고픈 메시지를 위해서, 그런 불완전한 인물들이 필요했던 건지도.
다른 사람을 통해 자유를 얻으려는 시도는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는 것.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 (패티가 자신의 가족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가정을 꾸리려고 월터를 선택했지만 결혼생활이 별로 행복하지 않았다. 자신이 월터와의 삶을 선택한 이유, 선택하는 것이 옳았던 이유를 스스로 납득하기 전까지 오랜 세월을…)
또 한편으로 다른 사람의 자유를 침해하지 말자고 하면서 나의 자유는 누군가에게 손쉽게 넘겨주고 있지는 않은지? 낭비하고 있지는 않은지?
이제까지 책 속 인물들 한심하다고 그렇게 욕을 욕을 해댔으나… 그럼 나에게 자유가 주어졌을 때 나는 그걸 과연 잘 사용하고 누릴 수 있을지? 라고 하면 선뜻 그렇다고 답은 못 하겠다.
자유가 주어지면, 수많은 길 중에 무언가를 선택한다는 게, 그 결과가 어떨지 무엇이 최선일 지 아무도 절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게, 그리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내가 감당해야 한다는 게, 버거운 일이기 때문이리라.
이 책을 읽고 진정한 자유는, 내가 애써 외면하고 있는 불편한 진실을 용기내어 직면할 때 비로소 얻을 수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손톱 밑의 가시 같은, 해결되지 않은 찜찜함, 하긴 해야 하는데 엄두가 안 나서,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 버려서, 귀찮아서, 무서워서 등 다양한 이유로 해결하지 못 한 무언가일 수 있지만.. 용기 내어 어떤 식으로든 해결을 시도한다면 성공과 실패 여부를 떠나 내 마음이 시원해 질 수 있는 것 같다. 패티나 월터, 조이도 돌고 돌아 외면해 오던 내면의 과제를 깨닫고 그걸 직면함으로써 자유로움을 얻었다고 생각했다.
나를 짓누르는 내면의 과제는 무엇인지, 나는 그로부터 자유로워질 준비가 되어있는지 생각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