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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사미의 무한반복은 의미 있을 거라고

용두사미 글쓰기

by 김승

내가 쓴 글을 다시 볼 때마다 '용두사미'라고 생각할 때가 많다. 논리적으로 구조를 갖춰서 글을 쓸 때가 거의 없고, 무계획하게 있다가 대책 없이 글을 쓸 때가 많다. 다 쓴 글을 보면 깔끔하게 끝나기보다 미완성의 느낌이 크다. 의문문으로 글을 끝낼 때도 많은데, 그럴 때는 열린 결말이라고 우긴다. 나만의 스타일이라고 우기고 싶지만, 이러한 패턴이 언제까지 유지될지 모르겠다.


용두사미를 수습하기 위해 마지막에 공을 들이기보다, 일단 다음 글을 쓴다. 미흡한 이전 글의 결론을 잊을 수 있게 얼른 다음 글의 시작을 사람들에게 보여준다. 이런 식으로 계속 반복하다 보면, '이상하게 끝나는 글을 쓰는 사람' 대신 '계속해서 시작하는 사람'으로 기억될 수 있지 않을까.


오늘도 용두사미다. 내일도 용두사미일 확률이 높다. 매일매일 쓰다 보면, 끝보다 시작이 더 인상적이게 되지 않을까. 그런 마음으로, 뱀의 꼬리 같은 마침표를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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