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방법을 찾는다는 핑계로 시작을 미루지 않기 위해서
나를 포함해서 내 주변 사람들의 숙원사업 중 하나가 '영어 잘하기'다. 이와 관련해서 효율적인 영어 공부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늘 할인 중이라고 광고하는 온라인 영어강의부터 오프라인 영어학원, 미국 드라마 '프렌즈' 통으로 외우기 등 다양한 방법이 등장한다.
"그런데 그 방법으로 하면 금방 안 늘 텐데."
방법에 대해서 찬반이 갈린다. 꾸준히 이런 '고민'만 하고 '실행'을 하지 않는 시간을 보내면서 내린 결론은 효율적인 방법을 찾을 시간에 일단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는 거다. 어차피 내게 맞는 방법이 무엇인지는 해봐야 아는 거다. 물론 좋은 방법을 찾아야 긴 레이스를 효율적으로 해낼 수 있겠지만, 그 방법을 찾느라 시작을 안 한지 오래된 사람에게는 방법을 찾는다는 게 핑계이자 허들 아닐까.
"쓰고 나서, 퇴고 10번 하세요."
어떤 작가는 신춘문예에 당선되는 법에 대해 질문을 받을 때마다 위와 같이 답한다고 한다. 좋은 글을 써야 신춘문예에 당선될 거고, 쓰고 고치는 것 말고 방법이 더 있겠는가. 전략은 이미 실행한 사람의 레벨을 높이기 위한 방법인 거지, 걷지도 않고 있는데 뛸 방법을 고민하느라 멈춰있으면 바뀌는 게 없다.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나 또한 그동안 미뤄왔던 것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방법에 대해 찾아볼 뿐, 실행하지 않은 것들. 영어를 잘하고 싶으면 영어를 하면 되고, 글을 잘 쓰고 싶으면 글을 쓰면 된다. 지름길 따위 없다는 걸 알면서도 여러 핑계를 대본다.
11월이 시작되었다. 방법을 검색하는 대신 일단 시작을 해봐야겠다. 시간은 점점 더 빠르게 흐를 테니까.
*커버 이미지 : 파울 클레 '세네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