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1 day 1 scene

안 좋아도 반복해서 듣는 최신 음악

최신 음악에 대한 강박

by 김승

10대에서 20대에 들었던 음악이 평생 듣는 음악을 좌우한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30대가 된 지금도 어릴 적에 들었던 음악을 찾아서 듣는다. 최신 음악을 듣더라도 그때 당시 들었던 음악의 연장선에 있는 음악들을 주로 듣는다.


귀가 굳어가는 걸 느낀다. 정확히 말하자면 취향이 굳어간다. 듣는 것만 듣게 된다. 플레이리스트에는 딱히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예전에는 좋아하는 음악을 찾기 위해서 여러 채널을 찾아다니기도 했는데, 요즘은 유튜브 등에 플레이리스트가 많이 돌아다닌다. 그러나 새로운 음악을 적극적으로 찾기보다, 그저 편하게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싶어 진다.


자주 듣던 음악을 듣는 건 편하다. 한편으로는 음악적인 스펙트럼이 넓었으면 하는 욕심도 난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나왔던 음악부터 최신 음악까지, 나의 취향이 넓었으면 하는 마음. 어느 분야에서나 편식이 심한데, 그 편식이 다른 취향에 대한 몰이해를 부를까 봐 두려울 때가 있다. 내가 좋아하지는 않아도, 어느 정도 수용은 하고 싶다. 예를 들면 내게 하드코어 락은 늘 어렵게 느껴지고, 힙합 장르 안에서도 트랩은 좀처럼 좋아지지 않는다. 그러나 들어본다. 듣다 보면 좋아질지도 모른다는 희망으로.


안 좋아해도 최신 음악을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한다. 취향은 일종의 언어 같아서, 서로 존중할 필요도 있고, 계속 길러나갈 필요도 있다. 요즘 음악은 잘 모르겠어, 라는 말과 함께 예전에 듣던 음악만 듣고 싶지는 않다. 들을 거리가 늘어나면 제일 좋은 건 나일 테니까.



*커버 이미지 : future, lil uzi vert [pluto x baby plu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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