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이 무서우면 이 세상 어떻게 살아갈래
“못하면 못하는 거고, 잘하면 개꿀이지”
무언가를 도전하기 전, 난 나만의 주문을 속삭인다. 아르바이트, 면접, 취직, 공부 어떤 것이든 처음은 항상 두려운 법이니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다. 저 주문 하나면 부담감은 절반이 되고 내 속 어딘가에서 근거 없는 자신감이 샘솟아 오른다.
못하거나 실패해도 지구는 멸망하지 않는다. 죽을 일은 아니라는 거다. 어쩌면 잘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뭐든 해봐야 아는 법이니까. 쫄아서 아무것도 안 하기엔 인생은 너무 길다.
사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게 된 건 오래되지 않았다. 10대, 20대의 나는 많은 사람들처럼 도전을 두려워했었다. ‘잘 못할 거 같아..’라는 마음이 가득했었다. 도전은 곧 내 못남과 마주하는 일이었다.
처음은 누구나 서툴고 못하기 마련이지만 그때는 싫었다. 정확히는 내가 못하는 무언가를 남이 보는 게 싫었던 것이다. 시선을 신경 쓰다 보니 나 자신은 아무것도 시도하지 못하는 아이가 되어있었다. 힘든 시절이었고 지금 보면 답답한 시절이기도 했다.
그런 아이가 30대의 ‘도전 그까짓 거’하는 어른으로 컸다. 내 노력도 있었겠지만 ‘현실’이라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나를 이런 어른으로 크게 한 것 같다.
세상은 피할 수 없는 것들 투성이다. 음치여도 가창시험을 피할 수는 없다. 몸치도 체육시간에 뜀틀을 뛰어봐야 한다. 쪽팔리는 날들의 연속이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덜 쪽팔리려면 일단 많이 해봐야 한다는 것을. 그렇게 많이 시도하다 보면 쪽팔림보다 나 자신에게 더 집중하게 된다. 어느 순간 남들의 시선은 중요하지 않게 된다.
나의 시선이 가장 중요한 어른이 되어도 도전은 계속된다. 그것은 마치 끝이 나지 않는 게임을 하는 것 같다. 아니면 종영일을 모르는 나만의 예능을 찍고 있는 게 아닐까.
우리 인생의 ‘무한도전’은 종영이 멀었다. 항상 우리를 쫓아다니는 도전, 그것을 어떻게 피할 수 있겠는가. 피한다면 그것은 경험을 하지 않는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그런 삶이 가능할까? 있다면 그 삶을 사는 사람은 사람이 맞을까, 살아있는 인형이지 않을까?
세상은 우리를 살아있는 인형으로 내버려 두지 않는다. 인간에게는 욕구라는 게 있고 난 배우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내가 잘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고 싶었다. 그래서 도전하기 시작했다. 시작은 어렵지만 수업료를 결제한 순간부터 마음이 편해졌다.
‘되돌릴 수 없다. 난 이미 결제했다.’ 배워보려고 간 이유는 못하니까, 그게 1순위다. 잘해도 좋고 아니어도 좋다, 그 어느 것이든 나를 더 알게 되는 것이니까. 그렇게 난 도전하며 성장했다.
성장 혹은 진화라고 해도 될 것 같다. 불편한 상황이 생기면 포기하는 사람이었는데 변했다. 작년 수영에 도전했을 때의 일이다. 강사가 유아풀 초보 수강생들을 자주 구박했다. “이 반이 제일 못해요”라고 매 강습날마다 심각하다는 식으로 말을 했다. 몸에 착 달라붙는 수영복도, 샤워실에서 살색의 향연도 낯선데 구박까지 받으니 주눅이 들었다.
‘못하고 싶어서 못하는 거 아닌데’ 강습날이 다가올수록 두려움이 커졌다. 하지만 그게 지속되니 화가 나기 시작했다. 부글부글 끓는 마음을 가라앉히지 않고 바로 다음 달 수영 반을 옮겼다. 그래, 난 포기하지 않고 다른 길이라도 찾는 사람이었다.
반을 옮기고 새로운 강사님에게서는 정말 재미있게 배웠다. 잘못된 선택, 도전을 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정답을 고를 때도 있으니 멈출 수 없다. 타인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하기는 싫다. 휘둘리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할 것이다.
그 결과로 난 중요한 것을 얻었다. 열은 받았지만, 못해도 하고 싶은 게 있다는 걸 깨달았으니 이득이다. 도전과 경험으로 나의 세상은 점점 더 넓어진다.
“못해도 하고 싶으면 하는 거고, 잘하면 개꿀이지”
처음에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라도 불러일으키려고 만든 주문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근거 있는 자신감을 위한 주문이라고 말해야 할 것 같다. 못하면 못하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는 것도 이제 알고 있으니,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주문이 아닐까?
나는 나이를 먹고 경험을 먹고 튼튼하게 자란다.
아직도 자라는 중의 30대 중반의 한 여자는 오늘도 도전 중이다.
ㅎㅎㅎㅎㅎ
글 속의 제 캐릭터는 과도기..?
이랬다저랬다 정착할 모습을 찾고있습니다.
머리에 꽃을 단 대머리가 좋을까요? 아니면 그냥 원래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