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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핑 Oct 11. 2021

크루엘라 제작 후기

크루엘라 편 tmi


 크루엘라 <패션> 편을 발송하며 첫 삽을 뜬 디핑! 기꺼이 구독해준 40명의 친구 덕분에 쓸쓸하지 않게 출발할 수 있었어요(예비 브런치 구독자님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려요). 미래에 대한 걱정은 잠시 접어두고 첫 발송의 설렘을 누렸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선 비하인드와 인터뷰를 찾아보는 게 국룰! 아니겠어요? 조금 늦었지만, 저희도 여러분들과 비하인드를 공유해보려고 해요. 지금부터 크루엘라 <패션>, <OTT> 편 제작 후기를 꺼내 볼게요. 참고로, 저희가 준비하고 있는 (정말로 곧 보여드릴) 레터 기획 에세이와 레터 후기는 조금 다르답니다. 여기선 한 편을 쓰면서 있었던 일들, 제작 과정에서 발생한 에피소드를 공개하려 해요.







잠시 디핑을 처음 접하는 분들을 위해 설명드려요.


디핑은 <깊게 찍먹 하고 싶은 당신을 위한 영화 sauce>라는 모토로 움직입니다. 디핑 홈페이지에 올려둔 저희 팀 소개글을 가져와 봤어요. 

디핑 홈페이지 

핑 홈페이지



처음 뵙겠습니다! : <크루엘라> 패션 편 BY 귤


 첫 레터는 글을 발송하는 것도 떨리지만, 글을 쓰는 것도 떨렸어요. 처음 글을 쓰면서 신경을 많이 쓰게 된 부분은 문체인데요, 이런 류의 글을 쓰는 것이 처음이다 보니 뉴스레터용 글도 만들어야 하니 말투에서 적응하기 쉽지 않더라고요. 저는 글을 쓸 때, 지금 브런치에서 취하고 있는 말투도 잘 쓰지 않거든요. 항상 -니다.로 끝나는 글을 쓰곤 했죠. 그래서 조금 가볍게 쓰는 것도, 저에겐 새로운 시도였습니다. 뉴스레터 형 문체도 처음인데요, 이건 나물님이 많이 도와주셔서 어떻게든 하나의 글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확연히 다른 글의 형태 좌 : 뉴스레터 우 : 브런치



  처음엔 정말 신이나 실컷 기획하고 글을 썼어요. 그러다가 아무리 가벼운 지식 전달이라지만 내가 잘 알지도 못하는 분야를 써도 되는 걸까, 하는 고민이 들었습니다. 저는 정말 패션에 문외한이거든요. 그래서 크루엘라 첫 기획안이 나온 뒤 글을 쓰는 것은 조금 오래 걸렸습니다. 처음엔 패션의 역사를 주구장창 검색했어요. 패션의 역사를 쓰다 보니 서두가 길어져 완전히 지웠습니다. 펑크 이야기를 정리할 땐 관련된 인물들을 또 검색하면서 삼천포로 빠지는 절 발견했습니다. 기존에 쓰인 기사들과 같은 이야기를 할 순 없으니 최대한 겹치지 않게 하기 위해 다른 내용을 찾아 나섰죠. 이렇게 샛길로 빠졌다 다시 돌아오는 과정을 거쳐 현재의 구성으로 글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희가 발송 후 계속 오픈율을 확인해보곤 했어요. 쳐다보지 않으려 했는데 이게... 또 시스템에서 통계를 보여주니 안 보고는 못 배기겠더라고요. 며칠 지나고 나니 오픈율이 78.6%나 되어 기절할 뻔했어요. 40명의 숫자는 허수라고 은연중에 생각하고 있었나 봐요. 물론 친구들이 구독해주었으니 한 번쯤 클릭해서 봐주겠지- 라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구독해주는 것 자체로 감사했거든요. 글을 읽는 건 또 다른 일이잖아요. 직접적으로 반응을 보는 건 다른 느낌이었어요. 33명이 저의 글을 읽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기도 하고, 또 이제 정말 시작이라는 걸 실감한 것 같아요.




극장에서 못 볼 뻔한 영화가 있다? : <크루엘라> OTT 편 BY 나물


 첫 레터 영화로 <크루엘라>를 제안한 건 아마 저 나물이었던 것 같습니다. 기획과 첫 영화 선정 회의 때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었는데요. 저희가 영화를 고를 때 신경 쓰는 것은 크게 세 가지 정도가 있어요. 우선은 외화인지 한국 영화인지를 고려하고, 레터가 쓰이는 시기에 어느 정도 흥행하거나 화제가 되는 영화들을 우선적으로 살펴봅니다. 다만 이 두 가지는 디핑의 주제 영화가 되는 데 필수조건은 아니에요. 무조건 최신 영화만 한다거나, 이 주에는 외화 할 차례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외화로 쓴다! 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앞의 두 가지보다 훨씬 더 중요한 디핑다운 선정 요인. 전혀 다른 두 가지 소스가 뽑힐만한 영화... 이야깃거리가 많고 다채로운 영화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 점에서, <크루엘라>가 떠올라 신나게 제안했던 기억이 나네요.


 <크루엘라> 편의 두 가지 주제 중에 패션 쪽은 저희 둘 다 백지에서 출발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제가 조금 더 배경지식을 갖고 있던 OTT 편을 맡게 됐어요. 브런치 지면을 빌어 번거롭고 성실한 자료조사를 맡아주신 귤님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


 OTT편 일부 발췌

 

 지난 쉬어가는 편 인터뷰에서 전해드렸던 것처럼 저는 하고 싶은 말을 정한 뒤(!) 거기에 근거가 되는 자료 위주로 깊고 좁게 파는, 약간 연역적인 글쓰기 습관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렇게 적힌 대표적인 글이 바로 <크루엘라> OTT 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 편은 미국 OTT 산업이라는 큰 소재로부터 영화와 관련된 디즈니 플러스 이야기로 점차 좁아지는 구조를 취했는데요. 앞부분이었던 미국 콘텐츠 산업의 구조와, OTT 산업의 첫 출발 파트는 사실은 제가 이미 공부했던 내용들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조사해서 작성하려면 품이 많이 들었을 부분이었는데 내부 자원을 조금 절약할 수 있었죠. 다만 후반부 디즈니 플러스 파트의 작업은 반대로 정말 세세하게 진행되었는데요. 레터가 발행되는 바로 그 시기에 디즈니 플러스 서비스를 둘러싼 수익 분배 문제로 외신이 소소하게 시끄러웠던 만큼... 최후의 최후까지 자료를 조사하고 내용을 보완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 파트는 아예 통째로 발행 전날 새로 썼어요. 스칼렛 요한슨 언니 감사합니다, 파이팅...)


OTT편 일부 발췌


 <크루엘라> 편의 발송 순서에선 나중이었지만, 글의 기본적인 틀이 마무리된 것은 OTT 편이 조금 더 먼저였어요. 앞으로 디핑이 가질 톤의 기준이 되는 첫 소스가 된다는 생각으로 준비했거든요. 그만큼 편집 형식과 문장, 이모지 사용 등에서도 많은 연구를 거듭했습니다. 앞서 귤님도 말씀하셨지만 '디핑 스타일'을 다지는 데 에디터 둘이 머리를 맞대고 수많은 밤을(?) 지새웠는데요. 그 과정의 대부분이 이때 이루어졌어요.


 저는 상대적으로 뉴스레터의 친절한 문법에는 조금 익숙했지만 괄호체나 취소선을 너무 남발하는 (ㅋㅋ) 안 좋은 습관이 있었습니다. 귤님의 피드백을 통해서 친근함은 유지하되 콘텐츠의 신뢰도를 해치지 않는 '선'을 만들 수 있었네요. 디핑의 에디터 귤과 나물은 같은 걸 좋아하는 만큼 (^^) 전반적인 성향은 비슷하지만, 세세한 디테일이 많이 다른 편이에요. (일단 귤은 뼈 J, 나물은 뼈 P...) 다행히도 이런 점이 협업의 시너지가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후기에서도 깨알같이 재미있는 협업 에피소드들이 펼쳐질 테니 기대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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