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시간이 끝나고 다음 수업 종이 치기 2분 전 성진이의 큰 소리가 들었다.
"왜 나는 안 되는데!!"
성진이의 큰 목소리는 교실 전체에 쩌렁쩌렁하게 들렸다. 성진이의 목소리를 정말 "왜"라는 물음에 초점이 되어 있었다. 놀이에 안 끼워주는 이유를 찾고 싶었던 것이다.
성진이는 학기 초 친구들이 자신을 싫어한다고 생각했었다. 친구들의 모든 행동이 자신을 싫어해서 그런 거라고 오해한 적이 많아, 자존감 회복에 신경을 썼었다. 2학년 직업 체험을 하던 날, 성진이는 곤충 박물관을 열었다. 성진이는 색종이로 접은 곤충들을 전시했고, 반 친구들은 성진이의 종이접기 실력을 칭찬해 주었다. 그때 성진이의 표정을 잊을 수 없다. 친구들에게 매우 친절했고, 뿌듯한 미소가 그 시간 내내 이어졌다. 이후의 학교 생활을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자기중심적인 생각이 많고 인정 욕구가 높았다. 친구들의 실수, 해야 될 것을 하지 않았을 때 등 친구들의 행동과 말의 잘잘못을 따져는 경우가 도에 지나쳤다. 아침 독서 시간에 쓰는 독서 기록장에 볼펜으로 쓰고 있는 친구 앞에 서서 반복적으로 물으며 지적했다.
"선생님이 볼펜으로 쓰지 말라했는데 왜 쓰고 있어?"
상대 친구는 얼굴이 빨개져 신경 쓰지 말라는 말로 일관했다. 자신의 말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따지기 시작했다.
"왜 볼펜으로 쓰냐고?"
아침 독서 시간에는 자리에 앉아서 각자 독서해야 하는 시간이다.
성진이는 지적받는 것을 매우 힘들어한다. 인정욕구가 너무 높아서 그런지, 수업 시간 매우 목소리가 크고 매시간 열심히 한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지적받는 느낌이 들면 눈에 힘을 주고 입술을 굳게 다문다. 눈동자를 크게 굴리면서 이 상황을 자신의 기분을 풀고자 한다.
수업 시간, 쉬는 시간 성준이를 따로 불러 이야기하는 시간이 잦은 만큼, 칭찬도 자주 해줘야 그래도 성진이를 다독이며 하루를 보낼 수 있다.
친구들이 놀이를 만들어 교실에서 놀고 있는데 성진이는 중간에 자주 끼어들어 "나도 할래."라는 말을 자주 한다. 성진이 입장에서는 자신도 친구들을 중간에 잘 끼워주니, 친구들도 자신을 끼워 줘야 한다는 논리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친구들이 잘못했다고 말할 수도 없다. 친구들 입장에서는 중간에 들어오면, 다시 술래를 뽑아야 하고, 쉬는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친구들은 성진이를 꼭 끼워줘야 하는 것일까?
경력이 쌓이면서 아이들 생각을 조정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담임이 상황을 듣고 판단하는 사람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나는 당연한 듯이 내 생각을 강요하게 되었다. 하지만 상황마다 미묘한 입장차이, 그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이 둘의 관계에 골은 없는지... 내가 다 알고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교사로서 알려 줘야 하는 것은 서로 소통의 부족으로 오해를 한다면 서로 이야기 장을 만들어줘야 하고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여 말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 까지다.
놀이에 끼워 줄 수 없다는 친구와 성진이를 불렀다. 끼워 줄 수 없는 이유에 대해 말하게 했다. 그리고 성진이의 불편한 마음을 알게 했다. 성진이에게는 이유가 있을 수 있고 너를 끼워 주지 않는 것이 나쁜 건 아니라고 말하며 생각의 차이를 설명했다. 그리고 '다음 판에는 같이 하자.'라는 말까지 하며 상대를 배려한 말임을 알려 주었다.
이렇게 지도하고도 성진이는 자리로 돌아가 큰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나도 절대 끼워 주지 말아야지!"
성진이의 서운함과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아직 2학년이다. 그래서 자기 중심성이 강한 나이다. 그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하지만 성준이는 자기중심으로 세상은 돌아가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불편해하는 모습에 늘 걱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