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4월
5 6 7월
9 10월
11, 12월
아이들과의 한해살이는 흐름을 탄다.
3, 4월에는 담임은 학급 경영을 새로이 하기 위해 생활 규칙을 엄격히 하고, 훈련 시킨다. 이때는 친절한 교사이기 보다는 단호한 교사가 되어야 한다. 3월에는 학생들의 특징이 별로 들어나지 않는다. 아이들도 처음 만난 담임 선생님과 친구들을 파악하는 시기이기다. 어른도 첫 모임에게 자신을 들어내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내가 어떤 행동까지 할 수 있는지, 상대와 대화도 해보며 허용선을 알아본다.
4월은 애매한 허용선을 알아보기 위해 말과 행동으로 시도해 본다. 외향적이고 적극적인 아이들은 직접 장난을 받아줄 것 같은 친구에게 장난의 난이도를 조절하여 시도해 본다. 내향적인 아이들은 친구들의 시도를 지켜본다. 수업 시간도 이 시도는 계속 된다. 수업 시간 개인적인 이야기나 주목 받고자 하는 행동과 말 등을 던져본다. 선생님이 받아 주면 아이는 그 행동을 자주 하게 된다.
5, 6, 7월에는 파악이 어느정도 마무리 되어, 선생님도 아이들도 긴장보다는 안정감 속에서 관계를 이어나간다. 자신이 아직 주변 환경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학생은 교실의 규칙과 친구들, 선생님에 대한 긴장이, 선생님은 아이들에 대한 긴장이 감돈다. 허용선은 아이들 앞에 있는 환경에 관한 것이다. 안정감은 그 환경을 아이들이 알아차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안정감을 느낀 아이들은 나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어른도 조금 친해지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취미나 일상을 함께 하기도 한다. 아이들도 나와 잘 어울릴 것 같은 친구들과 함께 장난, 놀이, 공유를 하며 적극적으로 친해진다. 이 때, 어른도 너무 친해져서 선을 넘어버리는 경우가 있어 관계가 삐걱거리기도 한다. 교실에서도 마찬가지다. 서로 너무 자신을 들어내기에 집중하다보면 갈등이 생긴다. 이 갈등에서 아이들의 사회성이 들어난다. 갈등이 심해 질 것같으면 선생님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스스로 자제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부 아이들은 그 갈등을 해결하기 보다는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면서 다툼이 발생한다. 교사는 이런 상황들이 많아지면서 갈등 해결을 위한 상담과 지도가 이어진다. 이 때, 가정에서 아이들의 갈등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된다. 이 시기느 관계에 중점이 이루어지는 시기이다.
여름 방학이 아이들에게 잠시의 숨고르기를 줬다면, 2학기 초는 9, 10월은 다시 긴장과 기대가 섞인 시간이다. 아이들은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교실의 질서 안에서 움직이기 시작한다.
누가 리더인지, 누구와 어울리는 게 편한지, 선생님의 성향을 알고 어느 정도의 농담이 통하는지도 안다. 이때 1학기에 이어 2학기에도 계속 같은 갈등을 일으킨다면 사회성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이 시기부터는 아이들 간의 서열과 역할, 그리고 학습 태도의 차이가 눈에 띄게 드러난다. 학습 면에서는 집중력이 안정된 아이와 산만한 아이가 확연히 갈린다. 집중력이 안정된 아이들은 수업의 흐름을 알고 기다릴 줄 안다. 반면 산만한 아이들은 여전히 자신의 욕구와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말과 행동으로 튀어나온다. 반에서 이 아이의 지속되는 문제 행동을 반 아이들과 선생님은 이미 알고 있다.
11월, 12월이 되면, 교실의 공기는 조금 차분해 진다. 1년 동안 함께 지낸 아이들은 이제 서로의 성격을 거의 다 안다. 아이들도 부쩍 성숙해져 있다. 9, 10월에 있었던 갈등, 부족한 사회성도 조금은 사라진 느낌이 든다. 아이들도 이제 학년의 마무리를 준비하는 느낌이 든다. 아이들은 ‘이제 곧 3학년이 된다’는 설렘 속에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법을 배운다. 1년 동안 같은 반에서 웃고 울었던 기억이 아이들의 마음을 조금은 단단하게 만든다.
학교란 곳은 배우는 곳이다. 학년이 올려가면서 학습 내용도 배우지만 삶을 배운다.
공부보다 더 중요한 건, 그 시간 동안 스스로를 다스리는 힘을 배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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