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안에서 바라본 어느 1월의 아침

개미들로 가득 찬 지하철과 땀방울

by 희야


1월, 매서운 한파가 시작됐다.

서울의 아침은 혼잡하다. 밖은 칼바람이 몰아치고, 안은 수많은 사람들이 빽빽이 들어차 있다.


오전 7시, 어느 지하철역 내부는 설탕 주변에 때거지로 모여든 개미들처럼 우글거리는 인파로 가득하다.

온도가 영하 7도로 떨어지는 날씨에도, 지하철 안은 많은 이들의 날숨이 모여 후끈후끈 달아오른다.

누군가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나기 시작한다.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이 위태롭게 귓불 끝에 매달려있다. 떨어질락 말락 애간장을 태우는 땀방울이지만 결코 닦아낼 수 없다. 이 열차는 한시도 움직일 수 없기로 유명한 2호선을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열차가 흔들린다. 힘겹게 버티던 땀방울은 이윽고 똑- 하고 떨어져 버렸다. 그 땀방울은 옆 사람의 볼때기를 타고 흐른다. 땀에는 염분, 지방산, 요소, 각종 노폐물이 함유되어 있다. 남의 노폐물과 맞닿게 된 이의 불쾌한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녀는 눈을 치켜뜨고 땀방울의 주인을 흘겨본다. 땀방울 주인은 먼 곳을 바라보며 시선을 피한다. 갑자기 끼익-하는 소리와 함께 세차게 달리던 열차가 멈춰 선다. 열차 안을 빼곡히 채운 수많은 사람들은, 거센 파도가 몰아치듯 한 방향으로 휩쓸리며 쓰러져간다. 그와 동시에 열차의 문이 열리고, 출렁이던 파도가 문밖으로 와르르 쏟아져 내린다.

나는 매일, 이렇게 쏟아져 내렸다.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왔다. 보일러를 틀고 바로 욕실로 향한다. 수도꼭지를 맨 왼쪽으로 돌리고 기다린다. 이내 뜨거운 물줄기가 세차게 쏟아진다. 물줄기 사이로 머리를 가져다 대고, 한동안 멍하니 서 있었다.

샤워를 마치고 자질구레한 일들을 마무리했다.

다 끝냈나, 이제 드디어 침대에 몸을 누인다. 몇초가 지났을까, 눈을 한두 번 끔뻑이다 그대로 곯아떨어졌다. 그렇게 깊은 잠에 빠졌다.


다음 날 아침, 주변이 고요하다. 전날의 소란은 없던 일인 것처럼, 아니, 아예 존재하지 않던 것처럼 내 방안은 언제나 고요하다.

창밖에 해가 없어서 그런지 방 안에 서늘한 기운이 드리운다. 그래서 더 한산하게 느껴진다.

조금은 쓸쓸하게 느껴지는, 그 어떤 소음도 없는 이 적막함. 아, 좋다.






- 방 안에서 바라본 어느 1월의 아침 / 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