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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비 Nov 24. 2023

주택담보대출, 너란 녀석

빚 없이 살고 싶던 부린이, 레버리지의 세계로 들어서다.


나의 첫 집은 정말 작고 작고 또 작고 귀여운 집이었다.

대학 때 워낙 가난을 겪은 터라 빚, 대출은 질색 팔색을 하던 나는 대출 없이 살 수 있는 집을 원했다.

집값이 곤두박질쳐 거의 최저가이던 시기...

나는 대출 없는 집을 하나 사고

홀로 살면서 소비롭고 여유로운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다.


그리하여 회사 주택대출(완전 개이득 초저금리)만 받아 살 수 있는 작고 귀염뽀짝한 집을 샀다.

지금은 진짜 후회한다.

그때 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받고 큰 집을 샀었어야 하는데...

가난이 무섭고 빚이 무서웠던 철없던 모지리의 순진한 선택이었다.


그리고 지금 살고 있는 집의 대출은 동생이 전적으로 알아보고 실행시킨지라 이 나이 먹도록 대출을 잘 모른다.

살짝 금융맹 수준이다.


대출이야 잔금 치르기 두 달 전부터 알아봐도 된다는 부동산에서 소개받은 대출 중개사님 말에 그러려고 했지만 빠릿빠릿 나의 동생은 나를 은행으로 내몰았다.


그리하여 지난주,

어리바리함을 잔뜩 장착하고 긴장을 덤으로 한껏 얹은 채 원천징수영수장 2개년치와 신분증을 가지고 은행으로 갔다.


2 주택째이고 엄마와 함께 등본에 올라있으며 엄마도 1 주택 자임을 설명.

우선 첫 번째 구매 주택이 아니고서는 2 주택 3 주택은 큰 의미가 없다고 하셔서 안심.

혹시나 대출이 덜나오나 긴장했;;;;


간단하게 말하면

구매가격의 60%까지 가능하며 금리는 당연하게도 그때그때 달라요~가 되겠다.


그럼에도 동생이 시킨 대로 오늘자 기준으로 금리를 알려달라고 하고

직원분이 말씀해 주시는 내용을 꼼꼼하게 메모해 동생에게 보고했으나 구박만 받음.

기준금리가 요건데, 왜 최종금리가 이렇게 된 거냐. 가산금리가 너무 많이 붙은 것 아니냐. 가산금리 낮출 수 있는 요건들을 다 채운 금리를 받은 게 맞느냐며 공격을 받았... T_T

동생의 모든 말 끝에는 차마 내뱉지 못한

이 모지리야

가 붙어있는 것 같았다.


때마침 우리와 잔금날이 같은 동생친구가 가산금리가 0.12% 해줄 수 있다는 대출중개사를 알아냈다며 우리에게 정보를 주었고, 부동산 매매를 앞두고 있는 동생의 또 다른 친구도 그 이야기를 듣더니 이게 웬 개꿀이라며 함께 달료달료~를 외쳤다고 한다.


나에겐 이 모든 일들이 시트콤 같았다.

금액의 단위가 커서 그런지 금리 몇 프로가 오르내리는 게 뭐 그리 큰일인가 하는.... 뭔가 강 건너 불구경의 심정이고 우주에 부유하며 지구를 내려다보는 기분이다.

금액이 크니 0.01%라도 연연해야 하는 게 맞는데

금액이 클수록 될 대로 되라지의 심정이 되는 나.

부자 되기 틀렸다.

원하는 금액을 받을 수 있음을 확인했으니 대출실행에 있어 우리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금리가 되었다.

금리는 대출 실행 당일, 하늘의 뜻에 맡길 수밖에.

다행인 것은 지난주 알아본 금리보다 이번주 금리가 0.4% 이상 낮아졌다.

박차를 가해 계속 낮아지길 바라며.



이미 대출을 받아본 동생의 자문에 따라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정리해 보자

1. 잔금 두 달 전, 대출 중개인을 통해 금리를 받아보고 그중 가장 낮은 금리의 보험사 대출을 미리 예약한다. 손해보험사의 주담대는 2개월 전부터 예약하는 순간의 금리로 예약가능하며 취소도 가능하다고 한다. 그래서 미리 보험사의 대출을 예약해 두고 주담대 신청해야 하는 순간 은행금리가 더 낮다면 갈아타면 된다.

2. 잔금일 한 달 전, 은행들을 돌아다니며 금리를 조사한 후 보험사 대출신청을 유지할지 은행 대출로 갈아탈지 결정한 후 최종 대출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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