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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fie Nov 27. 2016

행복하게 일하고 즐겁게 살기

1 . 포기도 선택이다

워킹맘- 직장인, 그리고 엄마

세상에 나 외에 책임질 것이 하나 더 생긴 어렵고도 중요한 위치.

아이에게는 언제나 미안한 워킹맘이지만,

엄마가 아닌 나 자신의 '삶'을 위해서도, 아이의 좀 더 풍족한 '미래'를 위해서도 직장을 포기하기는 어려웠다. 

특히나 꽤나 안정적이고, 보수도 적지 않는 이 곳은 더더욱.


그렇지만 연이은 과로로 몸에 이상신호가 오고,

아이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날들이 늘어가면서,

더 나은 삶을 위한 노력이, 지금의 내 삶을 피폐해지게 만들고 있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 스멀스멀 머릿속을 헤집고 다니기 시작했다.


아이가 생기고부터는, 자연스럽게 세상의 모든 아이들에게 눈이 가기 마련인데,

특히나 도움이 필요한 불쌍한 아이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웹에서 뛰어나와 내 눈을 잡아끌었다.


세상에 불쌍한 아이들이 생기는 이유는,
그 아이를 돌봐줄 부모가 아프거나 죽었기 때문이다.



명예보다, 수입보다 중요한건

내 아이를 지킬 수 있는 내가 '온전히 존재해야 한다'라는 사실이었다.

절대적인 가치가 있고, 현재의 상황이 그 가치를 지켜낼 수 없다면,

노력도 선택이듯이 포기도 선택일 수있다.



주요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는 이달 말까지만 나오고 회사를 그만두고 싶습니다.  
우선은 조금 쉬고, 다른 곳에서 새롭게 시작하려고 합니다.



약 6년여의 회사생활- 

제대로 된 커리어를 만들어주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돌아올 수 있게 배려해준 회사

고민했던 기간에 비해서 퇴사에 대한 의견전달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고

퇴사는 일사천리로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감사하게도 "다시한 번 생각해보라"는 반려의 말씀도 들었고,

예의로 해주는 말이라도"그만두시면 어떡해요~ 안 그만두시면 안되요?" 라는 말도 들었으니,

그간의 직장생활이 썩 나쁘지는 않았구나 라는 자기 만족감을 안고, 

마지막 퇴근길을 기념하며 택시를 잡아타고 집으로 향했다.

시원섭섭한 마음보다 더욱 큰 건 해방감이었다.


우선은 조금 더  나은 실적, 명성, 포트폴리오를 위해서

개인의 생활은 잠시 뒤로하고 일을 우선시하자라는 이사진들의 비전 속에

실질적으로 일을 진행하는 실무진들의 바람은 고려되지 못했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기에

더 이상의 미련은 없었다. 




노력도 중요하지만, 아니다 싶으면 '그만둘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

기회가 참 많았던 어린시절에 누군가가 가르쳐 주었었다면, 이렇게 요령없이 살지도 않았을텐데...

포기도 선택의 하나라는 사실을 왜 그 때는 몰랐을까?


하루하루 나를 늙게만드는 '시간'이란 참 요망한 것이지만

내 아이를 건강하게 자라게 하고 인생의 지혜를 전해준다는 점에서 이제는 감사를 전해야 하는 동반자임을 인정해야 할 시점이기도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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