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가이드라인

061. 메멘토 모리

by Defie

처음보다는 현격히 잦아들기는 했지만 코로나 19 감염의 불안은 여전하고 사람들은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

그 어떤 위협보다 생존의 위협만큼 겁이 나는 것도 없을 것이다. 감염률은 높지만 사망률은 3퍼센트도 채 안 되는 질병임을 알게 된 사람들은 이제 감염보다 확진받았을 때의 동선 오픈으로 인한 사생활 공개를 두려워할 지경에 이르렀으니 5천이 넘어가는 숫자에 비해서 크게 아비규환은 없을 것 같다.


일단 생존본능이 발동하고 나면 사람들은 그 외의 근심은 잊는다. 아니, 길게 보이던 삶이 끝이 있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부터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려고 노력한다.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는 이야기는 그와 비슷한 맥락이다.


끝이 있음을 알 때 현재의 삶은 더욱 소중해지고 이 같은 쓸데없는 일에 나를 낭비할 시간이 없다는 생각에 결정에 단호해진다.


스티브 잡스가 그랬다고 한다. 언제나 내일 죽을 것처럼 살았다고- 그 업적에 비해서 인간성은 그다지 좋았던 것 같지는 않고, 부하직원을 즙이 안 나올 때까지 짜낸 사람으로 알려져 있어 절대 그럴리는 없겠지만 저 사람이 나를 스카우트한다면 '음 그다지...'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래 연봉이 높다면 고려해보자 ㅋ). 여하튼 결단과 단호함 속에는 유한한 삶과 큰 꿈이 함께 자랐을 것이다.


어제 리디셀렉트 정기구독을 해지했다. 당분간 공부와 일 관련된 정보 외에는 머릿속에 아무것도 더하지 않을 거라 사용하지 않을테니까- 다시 구독을 하면 비용이 오르겠지만 당장의 지출을 줄이는 것이 더 낫다.

이제, 책을 읽지 않지만 맹렬히 쌓아둔 독서의 흔적들이 가끔 머릿속에서 튀어나와 작은 위안을 줄 때가 있다.


작고하신 철학가 김진영 교수의 '아침의 피아노'라는 책이 있다. 60세, 암투병을 하시면서 철학 이야기와 자신의 삶 이야기를 담담하면서도 다정하게 써놓으신 책인데. 투병기이기에 죽음을 계속 염두에 두면서도 그래서 더욱 삶을 찬란하고 빛나게 바라보신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구절은 이거였다

삶은 향연이다.
너는 초대받은 손님이다.
귀한 손님답게 우아하게 살아가라.



판단이 흐려질 때

자존감이 바닥을 칠 때

이 구절을 떠올리면 힘이 났다


어른이 된 이상 내 앞길은 내가 책임져야 하고

나 말고도 책임져야 될 사람들이 있으니 어깨는 더욱 무거울 때

그 무게에 짓눌려 압사하지 않도록

나만의 방식으로 메멘토 모리를 기억한다.


"뭘 얼마나 길게 산다고,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해.

안되면 다시 하면 되지.

크게 실수 안하고 나쁜 짓 안하고 살아왔잖아? 그간 살아온 네 자신의 경험을 믿어"


오늘의 나에게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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