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뜩잖은

108. 키즈 유튜브

by Defie

전날 햇살 아래에서 신나게 놀고

8시 반에 잠들었던 아이는

일요일인데 아침 6시에 일어났다.

반면 조금 늦게 일어난 나는 덕분에 오전 공부를 반도 못했다..

어제 너무 손을 놓고 있었나 싶어 아이가 혼자노는 틈틈이 오늘의 기본 공부 분량을 좀 보려는데 아이는 2분에 한 번꼴로 엄마를 불러댄다. 그나마 30분 정도의 간격을 주는 때는 TV로 유튜브를 볼 때. 또래의 유튜버나 어린이 복장을 한 어른들이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키즈 용 채널이다.


어른들이야 그렇다고 쳐도, 개인적으로 아이를 내세워서 부모가 같이 진행하는 유튜브에는 반감이 든다. 저 채널 속 아이가 진짜 신나서 하는 건지 부모의 무언의 압박 속에서 하는 건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상 유튜브 채널은 어디까지나 '개인생활'을 보여주는 것일 수밖에 없는데 원하지 않는 트루먼쇼를 보는 기분이랄까? 지속적인 사생활 오픈이 어떤 의미인지 당장은 알 수 없는 아이들이라서 걱정이 된다.

부모가 어련히 알아서 할까ㅡ라고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예전 영상 쪽에서 일할 때, 아역배우 섭외를 위한 카메라 테스트에서 '아이의 더 나은 장래를 위한 기회'를 잡기 위해서 아이에게 모질게 대하는 부모들을 꽤 많이 봤었다. 그래서 그 수위를 잘 지키지 못하는 부모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어디까지가 격려와 노력이고 어디까지가 부모의 욕심과 학대인지 기준은 모호할 수밖에 없고 그 속에서 상처 입는 건 아이들이니까.


취미가 아닌, 수입원이 되는 활동이 되면 무엇이든 욕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영상이라면 더 자극적어야 하고 더 놀라워야 한다. 아이의 책임자이면서도 함께 수익을 만들어내고 이로 생활의 안락을 누리는 부모는 어디까지, 그 기준과 의미를 제어할 수 있을까?

비단 유튜브만은 아닐 것이다. 개인의 일상에 녹아낸 인플루언서의 판매방식 중 스스로 개입과 불개입을 판단할 수 없는 아이를 포함하는 것은 조금 더 신중해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한다


한창 키즈 유튜브를 보고 난 아이는 채널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따라 하고 거기 등장했던 장난감을 사고 싶어 한다. 채널 속 아이와 아빠가 장난감 놀이를 할 때 협찬고지가 있었던가? 디지털 마케팅을 하는 엄마의 머릿속에는 저 상술 속에서 아이를 어떻게 방어해야 하나... 고민에 빠진다.


장난감이 필요 없이 부모가 놀아주는 것이 답일 텐데... 그러기에는 먹고사니즘이 쉽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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