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감기에 걸렸다. 요즘 날씨가 썰렁하다 했더니 어김없이 당첨.
요즘 코로나19때문에 기침 발열이 조금이라도 있어도 조심해야 하니까- 간만에 한강 공원 나들이를 계획하고 있었는데 주말 계획 모두 캔슬,
토요일 오전 일찍 소아과에 가서 약을 타왔다.
감기는 그저 잘 먹이고 푹 쉬게하는 것 뿐이니 해 줄 수 있는게 많지 않다. 뭘 먹일까 하다가 백숙용 닭 한마리와 삼계탕 부속재료를 함께 샀다. 조금 작고 조금 더 비싸지만 '동물복지'라고 써 있는 닭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활성화되지는 않았지만 세계적으로 지구환경, 그리고 건강한 먹거리, 생명의 권리를 위해서 채식주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저~ 제목에서 봐도 그렇듯 나는 채식주의자가 아니며 "고기를 먹어야 힘이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 중 하나였다.
그런 생각이 꽤나 흔들린 계기가 있었는데 "사랑할까 먹을까"라는 동명의 다큐멘터리를 내놓은 감독이 쓴 책을 읽고나서였다.
철저하게 대량생산을 위해 세팅된 공장식 사육, 그 덕에 누구나 손쉽게 고기를 얻을 수 있지만, 좁은 케이지안에서 제대로 성장도, 살아보지도 못한 동물들은 그저 고기를 제공하기 위해 단시간에 비대하도록 길러진다. 당연히 지극히 질병에 취약하고 전염병이 돌기 시작하면 살처분되기 일쑤다.
불편한 진실, 인간이 풍족하게 먹기위해 많은 생명이 부지불식간에 사라지고 있다.
어린 아이를 키우고 있는 다큐멘터리 감독은 동물복지가 그나마 잘 되어있는 농장에 자신의 아이를 데리고 간다. 귀여운 돼지새끼와 한참 놀고 온 아이는 음식이 동물의 생명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어렴풋이 알고있었지만 그 열악한 사육 환경과 공장식대량생산이 동물에게도, 사람에게도 어떤 악영향을 끼치는지 제대로 알고나니 충격은 꽤나 컸다.
그렇지만 한 순간 모든 걸 바꿀만큼의 용기는 나에게 없었다. 안일한 생각이라고 누가 말해도 반박은 어렵겠지만 사람은 다 자기만의 사정이 있다. 현실적으로 채식만 하기는 어렵고 가족 모두가 지극히 고기를 좋아하고 아이에게는 '소고기'를 먹여야 한다고 들어왔다.
유별나보일 생각도 없고 비용과 수고로움을 감수할 상황적 여유도 없으니...
그래서 어렵게 노력하는 채식주의자들을 대단하게 보면서,
작게나마 나름의 방법을 찾는다.
내가 할 수 있는건
육식을 조금 줄이는 것
음식에, 식재료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는 것
그리고 아이에게 먹이는 것 만이라도 조금 더 동물복지를 생각한 먹거리를 고르는 것
그 정도다.
동물복지 라고 써 있는 닭은 조금 더 살이 단단하고 실한 느낌이 든ㄷㄱㆍ.
깨끗이 씻어서 압력솥에 올리면서 고마운 감정을 가졌다. 아이가 꼭꼭 씹어서 잘 먹고 얼른 건강해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