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날

181. 17시간동안 한 일들

by Defie

40번도 넘게 맞이했던 생일

무슨 큰일이라고

유난떠는것도 아니다 싶어 여느때처럼 5시에 일어나 공부를 조금했다.


어제그제 운동도 못간터라

이주일에 두번의 내 안의 기준치를 채우려면

오늘 가긴해야한다는 결론, 거기다 엄마와의 점심약속전까지 다녀와야하니 마음이 급하다.


남편이 끓여준 소고기미역국에 아이 아침을 열심히 먹이고 가방에 운동복을 넣고 함께 어린이집으로 향했다.

체온정상! 아이가 들어가는 것을 보고 필라테스를 하러 고고!

50분, 내 몸을 내가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하는구나 를 다시 실감한 후 다시 집으로 향했다.

아침에 남편과 "저녁에 뭘먹을까?"라는 이야기를 나누었으나 "네가 좋아하는거 먹어"로 끝난상태


집으로가는길 횡단보도앞에서 그 생각이 남과 동시에 과일가게에 새롭게 줄서있는 황도가 눈에 들어왔다. 내가 좋아하는 거니까 5개들이 구매. 주인아저씨의 결제 실수덕에 자두한팩을 더 집어서 금액을 맞췄다.


뛰어서 집에 도착. 얼른 땀을 씻어낸 후 엄마와의 데이트에 적합한 옷으로 갈아입고 음식점으로 향했다.

엄마와 접선, 미리 예약해둔, 근처에서 음식이 꽤 괜찮다고 하는 1인비스트로 (주인이자 요리사 1인이 다 하는 음식점)로 향했다. 스테이크, 까르보나라 파스타 그리고 연어치즈 샐러드- 금주도 해지된 터라 와인한잔을 마실까 했는데 엄마께서 임플란트 준비중이시라 금주- 그냥 식사만 하기로 했다

예쁜 접시, 괜찮은 음식, 조용한 분위기에서 이런저런 말이 오갔다. "음식은 드실만하셔?" "응" "이거 더 드세요." "너 먹어"


거의 매일 보는 모녀사이여서 그런가, 술을 한잔도 안해서 그런가...식사는 꽤 빨리 끝났다.

배가 불러서 근처 공원을 두어바퀴돌았다. 결혼전까지 살던 지역, 결혼하면서 조금 멀어졌다가 이사와동시에 다시가까워진 지역이라 낯설면서도 낯익은 동네...

엄마는 내 손을 지긋이잡으셨다.


예쁜카페 두어개 중 한 곳으로 자리를 잡고 본격적인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엄마는 기억도 안나는"생일을 잘 못챙겨줘서 미안하다"는 말씀을 하셨고 나는 "안챙겨준 기억이 안나는데? 엄마 고생한 날인데모. 내년에는 더 좋은데 가요^^"라고 대답했다.


천천히 물꼬를 튼 이야기는 큰이모를 거치고, 엄마의 친구를 거치고, 나에게 서운했던 이야기를 클릭한 다음 아이의 이야기로 맺음지어졌다. 얼마전 크게 넘어져서 상처가났는데 병원에 좀가보라는 이야기-

그냥 넘어진 상처인데...라고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긴했지만 병원가보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라고... 알겠다고 말씀드렸다.


집으로 향하는 길, 엄마가 시장에서 갓 삶은 따끈따끈한 옥수수를 사주셨다. 아이가 좋아하는 간식꺼리~


원래 하원시간이 1시간정도 남았지만 아이를 데리고 소아과로 향했다. 가는 김에 두번째로 흔들리기시작한 이 상태도 볼 겸.

아이는 병원까지는 순순이 잘 따라갔지만 상처를 소독할때도 이를 검사할때도 조금 울었다.

상처는 잘 아무는 중

이는 더 많이 흔들려야 뺄 수 있단다.


울긴했지만 그래도 도망안치고 잘 다녀온 아이의 격려선물로 반지사탕을 하나 사주고 집으로 돌아왔다. 벌써 6시반. 집에서 뭔가 해먹기는 마땅찮은 시간이다. 그것보다 생일인데 내가 안해먹고 싶은 마음이 크지... 점심때 양식을 먹었으니 저녁은 다르게 먹자는 생각에 반반족발을 시켰다.


어느 연예인은 결혼기념일에 족발을 시켜서 울었다던데...점심때 맛있는걸 안먹은걸까?기대하다 실망하는것보다 내가 나를 챙기는게 훨씬 확실하다


아이밥부터 먼저 챙겨서 먹이고

뒤늦게 도착한 족발에 남편과 함께 두달만에 공식 맥주를 마셨다.

300미리마셨는데도 알딸딸한 기분 ㅋㅋ

배부르게 먹고났는데


"아 생일케잌!"

먹어야할 게 하나 더 있었다. 더군다나 남편에게 일부러 사오라고 했으니 먹어야지.

초는 인간적으로 네개만 꼽고 우렁찬 아이의 노래와 함께 초를 껐다.

그리고 셋이 기념촬영한방


아이에게 며칠전부터 요구했던 "엄마 생일선물"을 달라고 했더니만

아까 급조한 포스트잇에 쓴 편지한장을 받았다

"엄마 생일 추카해요" 삐뚤빼뚤글자 위로 하트와 꽃이 조그맣게 그려져 있었다.


"고마워^^ 다음에는 편지말고 선물도 줘야해. 알았지?"

"네"

"엄마가 뭐 좋아한다고?"

"시계랑 문어랑 꽃이요"

^^


카톡의 반가운 사람들의 축하를 더해서


그렇게 안좋은 나쁜일없이

생일이 기분좋게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