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너무도 오는 날
남동생네를 가려고하다가 '제주도 제외 전국 산사태 주의' '외출을 가급적 자제하세요'라는 문자에 겁먹고 약속 취소
아이와 집에 있기로 했다.
비가 많이 와서 그런가 아이가 미열이 조금 있는것 같아 맛난것도 해줄겸 근처 마트에서 전복을 사왔다.
커다란 전복 4마리.
친정엄마가 전복죽해주셨던것이 기억나서 사온 것인데...
네이버님께 전복손질, 전복버터구이, 아이전복 등을 여쭈어보며 어떻게할지 고민했다.
전복버터구이 볶음밥 정도로 정한 후 전복손질시작
칫솔로 주위를 빡빡 닦아내고
숟가락으로 전복살과 내장을 껍질에서 살살 떼어놓으라는데
뭘 어떻게 했는지 손 안에서 전복내장 폭발
비린내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전복 내장은 아이에게는 별로이지만
어른들에게는 별미라던데
비릿함과 끈적거림에 요리용으로 보관할 마음이 싹 가셔 그냥 가위로 다 잘라내 버려 버렸다.
손질된 전복 4알은 아이가 먹기좋게 한입 크기로 잘라서 버터에 볶아내고
별도로 파기름을 만들어서 밥, 야채, 쯔유를 조금 넣어서 볶음밥 완성, 밥그릇을 뒤집어서 모양을 낸 후 그 위로 달걀프라이를 올린 후 가장자리로 둥글게 버터구이전복을 장식해줬다.
아이 밥 준비가 다 끝나고나서야 우리의 점심준비.
우리는 그냥 간편한 메밀소바라면에 맥주 작은 캔 하나씩
모두가 만족하는 점심시간! 다들 행복했다.
이렇게 끝나면 좋았겠지만
점심밥 보다 TV보는 게 더 좋았던 아이는 밥이 왜 하얀색이 아니냐 투덜투덜. 반숙 계란노른자가 톡
터지지 않고 밥 아래로 흘렀다고 투덜투덜 대서
엄마의 마음에 빗물이 새게 만들었다.
"다음부터 안 만들어줄거야"
라는 아이에게 들릴듯 말듯한 혼잣말로 식사준비의 허무함을 슬쩍 내보였지만, 부모와 자식의 관계라는게 다 그렇듯, 난 아마도 다음주 주말에도 어떤 음식재료와 씨름하고 있을거다.
투덜대고 조금 혼난 다음이지만 아이는 결과적으로, 밥을 다 먹었고 그 옆에서 우리들의 점심도 종료.
낮잠, tv, 기타 볼일 등으로 우리는 한공간에서 각자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그렇게 일요일이 흘러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