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9. 인간
내 자신이 그렇다.
'더 열심히 해야지? '라고 생각하면서도
'잠깐 만 쉴까?'가 다른 한 켠에서 올라온다.
'오늘 점심은 좋아하는 곳에서 혼밥을 하자' 라고 생각했으면서
"우리 오늘 맛있는 거 먹으러 갈까요?" 라고 누군가에게 카톡을 하고 있다.
보기 싫어서 연락을 하지 않는게 아니라
너는 내가 보기 싫으니? 기다리는게 짜증나서 연락을 하지 않는 것이고
기대하지 않고 누군가를 배려한다고 생각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왜 나에게는 이런 배려가 없는지, 서운해 지기도 한다.
뭐 이 정도 쯤은 툭툭 털면되지 라고 말하는 의연한 척 하는 나와
난 이제 패배자야... 라고 말하는 내가
끊임없이 싸운다.
세파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나 자신부터 '중심'을 잡아야 하는데
이렇게 흔들려서 뭘 어쩌겠다는 건지...
점심 얼른 먹고 공부를 하자! 라고 다짐하고 나가서
가마솥밥에 추어탕을 시킨 나를 보면서 '역시 나란 인간은 이렇게 모순적인가!'
라고 생각하면서 한심해하다가
그릇들을 싹싹 비우고 배를 탕탕 두들기면서
"그냥 인간이라는게 모두 모순적인게 아닐까? 그래서 이렇게 얻어걸리는 것도 있잖아"
혼자서 이렇게 자기합리화를 한다.
뭘 했는지도 모르는 2020년이 가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