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공부를 하고
거실로 나와 아침준비를 하려는데
창밖이 유난히 뿌연느낌ㅡ
'미세먼지가 심한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서 밥을 안치고
세탁기돌릴 준비를 하면서 다시 창밖을 보니 여전히 뿌옇다.
뭐지? 싶어서 창가로 가보고나서야
쌓일만큼 눈이 많이 왔다는 것을 알았다.
서둘러 아이를 깨우니 방방방 뛰면서 신나한다.
작년에도 이정도로 눈이 한번 온 적이 있었는데, 나가면 춥고... 감기도 걸리고.. 뭐 그럴것 같아서
대충 미루다가 눈이 다 녹아버렸었지-
최근 태권도도 못가서 활력이 남아도는 아이를 위해 밖에 나가기로 결심했다.
"oo야 우리 아침밥 얼른 먹고 나가서 눈사람 만들자!"
아이는 어린이집을 가는 어제, 그제보다도 더욱 빠르게 아침식사를 끝냈다.
오전 9시- 눈은 여전히 날리고 있었고,
일요일 오전시간 치고는 이른 시간이라 놀이터에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신난 아이와 나는 뭉쳐질 정도로 보송보송 쌓여있는 눈을 둥글게 둥글게 굴려 눈사람을 만들기 시작했다.
아이는 장갑에 부츠에 털모자에 목도리 거기에 마스크까지 잔뜩 무장을 하고 나왔지만
나는 설렁설렁 패딩하나만 대충 걸치고 나온 상태...
그렇지만 아이가 좋아한다면야~
난생 처음 눈사람만들기를 시도하는 아이와
근 30년?만에 눈사람만들기를 시도하는 엄마인 나는
끊임없이 버벅거렸다.
둥글게 뭉쳐서 어느정도 커질라~ 싶으면 두조각이 나는 눈뭉텅이...--;
아이는 점점 의기소침해져서 고개를 푹 수그렸다.
눈사람 만들기엔 영 서툰 엄마지만,
'시작을 했으니 뭔가 성취감은 심어줘야겠다' 싶어서
초기설정했던 눈사람 사이즈를 반으로 줄이고, 아이와 반반 나눠서 눈뭉치를 굴려 하나의 작은 눈사람으로 완성했다.
울라프 는 언감생심, 에니메이션에서 보던 예쁜 눈사람은 온데간데 없고 그냥 동그란 눈뭉치 두개에 나뭇가지가 대충 꽂혀있는 눈사람이 완성되었지만, 아이는 자기 목도리를 조심스럽게 둘러줬고, 함께 사진을 찍었다.
조금 더 잘하는 엄마였으면 좋았을텐데
조잡한 눈사람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아이는 같이 만들었다는 것 만으로도 기분좋아했다.
한시간 남짓 흘렀을까~
아이는 말짱한데 점점 추워지는 나 때문에
아이를 달래 집으로 들어와서
핫초코를 같이 마셨다
매해 광고로만 보던 핫초코미떼광고처럼
나도 아이와 오붓하게 핫초코를 마실 수 있게 되었구나.
따뜻하고 달콤한 시간-
사진으로 곱게 남겨둔 오늘이
아이에게도 좋은 추억으로 남기를...